검은라면, 어떻게 ‘일요일 국민 간식’ 됐나 [가봤더니]
주말 외식 대명사 ‘짜장면’을 집에서…연구 끝 발견한 독자적인 맛
플레이존, 쿡존, 굿즈존 등 즐길거리 多…모디슈머 레시피로 발전중
“40년이나 됐을 줄 몰랐어요. TV에서 보던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광고가 아직도 눈에 선해요.”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운영 중인 ‘농심 짜파게티 분식점’ 팝업스토어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입구 안쪽부터 대로변까지 대기하는 방문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독자적인 맛으로 외국인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짜파게티’ 4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팝업스토어는 짜파게티를 아는 모든 사람이 추억을 느끼고 행사를 즐길 수 있는 현장이었다.
검은 소스에 비빈 ‘짜파게티’는 1984년 3월 ‘한국인이 사랑하는 짜장면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기게 하겠다’는 목표로 출시됐다. ‘외식의 대명사’였던 짜장면을 주말에 가족들끼리 집에서 먹을 수 있게 만들려던 것이다. 개발은 성공했고, 짜파게티는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농심에 따르면 짜파게티 출시 후 누적 판매 수량은 지난해 기준 약 91억개다. 연 매출액은 243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인기에 앞서, 짜파게티는 오랜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탄생했다. 농심의 연구원들은 직접 발로 뛰어 전국의 짜장면 맛집을 돌아다니고 레시피를 전수받았다. ‘짜파게티 분식점’에서는 이처럼 짜파게티가 만들어진 노력을 볼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 ‘플레이존’의 ‘1984년 짜파분식점’ 테마 공간에는 당시 광고 포스터와 연도별로 변한 짜파게티 포장지를 볼 수 있다. 이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게시판에 붙은 ‘짜파게티 기획자 노트’다. 기획자 노트에는 짜장라면의 품질 개선을 위한 고민흔적이 담겨 있다.
특히 잘 비벼지는 소스를 만들기 위해 ‘스프가 커피 알갱이 같으면?’, ‘조미유도 넣어보는 거야!’ 등 현재의 짜파게티가 만들어지기까지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다. 마지막 단락에는 ‘특별한 날에만 먹어왔던 짜장면, 짜파게티가 짜장면의 꿈을 이뤄 줄 수 있는 제품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연구원의 다짐으로 오늘날 ‘국민 간식’이 된 짜파게티의 시작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실제 당시 작성한 연구자료 복사본을 볼 수도 있었다.
짜파게티의 인기가 높아진 건 광고 카피도 한 몫을 했다. 1988년 방송 광고로 쓰인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광고 카피로 ‘일요일’하면 떠오르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팝업스토어 내 플레이 존 에서는 이를 이용한 게임도 진행됐다. 앞에 놓인 버저를 누르면 앞에 있는 달력에서 라면이 선택되는 식이다. 게임 참여자들은 짜파게티를 포함해 신라면, 육개장 등 상품을 받아가기도 했다.
이어 플레이존의 또 다른 공간에서는 짜파게티 요리력을 측정하는 ‘요리력 측정존’과 ‘요리사 자격증 발급존’도 준비됐다. 방문객들은 자격증 발급을 기다리며 요리력·조합력·응용력·장악력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측정존을 체험했다. 이날 기준 2만1000여명이 해당 측정존을 체험하며 팝업스토어를 즐겼다.
1층에서는 방문객들이 짜파게티를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쿡존’과 농심 라면을 콘텐츠화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굿즈존’ 등이 구성됐다.
현장에서 만난 이유진(22)씨는 “짜파게티는 어릴 때부터 자주 접했었는데 팝업스토어가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와보고 싶었다”며 “식사도 가능하고, 귀여운 굿즈도 구매할 수 있어 경험할 게 많았다”고 말했다.
짜파게티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하게 재창조되는 ‘모디슈머 레시피’로 매년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현재는 ‘짜계치’, ‘짜파구리’ 등으로 응용되며 세계적으로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현장에서는 농심 라면 ‘너구리’의 캐릭터인형이 다니며 외국인들과 인사하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40년 전 짜파게티는 농심이 만들었지만 짜장라면 1등으로 키워준 것은 소비자의 사랑”이라며 “국민 추억과 함께해 온 짜파게티가 미래의 즐거움으로 계속될 수 있도록 고유의 ‘짜파게티맛’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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