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도 진단 안 되는 ‘이 병’, 분노·불안이 원인?

전종보 기자 2024. 4. 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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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증상장애'는 뚜렷한 원인 없이 통증, 피로감, 소화불량, 어지럼증 등 신체적인 증상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신체증상장애가 기분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특히 불안·분노로 인해 통증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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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신체증상장애’는 뚜렷한 원인 없이 통증, 피로감, 소화불량, 어지럼증 등 신체적인 증상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일상에 큰 지장을 받지만,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에서는 이상소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체증상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 보니,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닌 내과, 신경과, 마취통증의학과, 이비인후과 등을 찾곤 한다.

신체증상장애는 신체 감각이나 자극, 감정, 스트레스 처리·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의 기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MN은 멍한 상태거나 명상에 빠졌을 때 활발해지는 뇌 영역이다.

최근에는 신체증상장애가 기분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특히 불안·분노로 인해 통증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 연구팀은 신체증상장애 기전을 탐색하기 위해 신체증상장애 환자 74명과 건강한 대조군 45명을 대상으로 휴식상태의 기능적 MRI 검사, 혈액검사, 임상심리학적 검사, 혈액 내 신경면역표지자, 임상증상점수(신체증상, 우울, 불안, 분노, 감정표현 장애)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신체증상장애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더 심각한 신체증상과 기분증상(우울·불안·분노)을 보였고, 일부 DMN의 연결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안과 분노는 신체증상과 DMN의 기능적 연결성 관계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불안하거나 화가 나면 복통, 어지럼증과 같은 통증이 더 심해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기분이 통증을 비롯한 감각을 제대로 인식·처리하는 DMN의 기능을 저하시켜, 왜곡된 감각 처리를 유발하고 신체증상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분노는 위액 분비, 내장통증에 대한 민감도를 증가시켜 기능적 위장장애나 복통이 악화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혜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불안이나 분노 등 기분증상이 동반된 신체증상장애 환자는 기분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신체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DMN 관련 인지행동치료나 신경자극치료 등을 적극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뇌 과학 분야 학술지 ‘뇌, 행동 면역’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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