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결국 '하던대로' 하겠다? 영수회담 언급도 없었다
[임병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16 |
ⓒ 연합뉴스 |
윤 대통령은 16일 용산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정의 최우선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라는 말로 모두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윤 대통령과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다시 민생토론회?
이날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과 정부가 어떤 일을 했는지 일일이 열거하면서 '서민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국민이 체감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그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더 가까이, 민생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서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국민의 삶을 더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겠다"며 "국민께서 바라시는 변화가 무엇인지, 어떤 길이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인지 더 깊이 고민하고 살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어려움을 듣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이 총선 전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했던 '민생 토론회'와 같은 방식이라면 이전과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영수회담 제안에도 또다시 묵묵부답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라고 말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이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공개 회동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당선자들과 현충원을 찾은 자리에서 "정치라고 하는 게 근본적으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인데 당연히 만나고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못 한 것이 아쉬울 뿐"이라며 영수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내 제3당의 대표인 나는 언제, 어떤 형식이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며 "공개 회동 자리에서 예의를 갖추며 단호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공개 요청에 대한 용산 대통령실의 답변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의료 공백 사태, 해결책 대신 강행 의지 드러나
윤 대통령은 가장 심각한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구조 개혁은 멈출 수 없다"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겨 듣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을 포기하거나 감축할 계획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기존의 의대 증원 방안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만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전공의나 의협 관계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겠다는 계획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합리적인 의견'이라는 말속에는 비합리적인 말 또는 단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엿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세월호참사 10주기에 대해선 "10년이 지났지만,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상황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뜻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와 같은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어떤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은 공중파 방송사와 TV,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총선 참패 이후 대통령이 처음으로 발표하는 메시지라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특별할 게 없었다는 평입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의 완패... 미국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졌다
- 윤 대통령 "국정 방향 옳지만, 국민이 변화 체감 못 해"
- "이스라엘이 먼저 이란 공격... 면책특권 있는양 누구도 비판 안해"
- "그런 어른은 되지 않겠다"...세월호 10년, 97년생이 온다
- 갑자기 '실체도 불분명한 좌파단체'의 수장이 됐습니다
-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보수언론의 고민
- 공수처, '7억 뇌물' 혐의 고위경찰 기소
- 검찰 맹폭한 이재명 "이화영 진술, 100% 사실로 보여"
- 홍준표, 한동훈 겨냥해 "특검 대처할 준비나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