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해도 빅테크 감원 여진…SAP코리아 첫 희망퇴직

최유리 2024. 4.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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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 SAP의 한국지사인 SAP코리아가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독일 본사에서 시작한 구조조정 여파가 한국 지사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본사의 감원 조치에 따른 것이다.

외국계 IT 기업 관계자는 "올해도 본사의 감원 태풍에서 한국 지사들이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구조조정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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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구조조정 여파…희망퇴직·직무폐지 병행
빅테크 감원 칼바람 지속…韓 지사 불안감↑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 SAP의 한국지사인 SAP코리아가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독일 본사에서 시작한 구조조정 여파가 한국 지사까지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감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6일 IT 업계에 따르면 SAP코리아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본사에선 정직원 450여명 중 20여명을 희망퇴직 규모로 잡고 있다. 과거 권고사직이나 직무폐지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희망퇴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망퇴직과 직무폐지를 병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감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는 5월 중으로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본사의 감원 조치에 따른 것이다. SAP는 지난 1월 자발적인 퇴사 등으로 약 8000명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정직원 10만8000명 가운데 7%가 구조조정 대상이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인공지능(AI) 분야 등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SAP는 지난해에도 3000명 규모의 감원을 추진했다. SAP코리아 역시 직무폐지를 진행했다. 직무를 없애 자발적 퇴사를 유도하는 우회적인 구조조정 방식이다. 그 결과 감원 규모는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퇴직금은 7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 늘었다.

올해 희망퇴직과 직무폐지를 함께 실시하는 것은 보다 적극적으로 몸집을 줄이기 위해서다. 본사에서 진행하는 구조조정 규모가 커진 데다 지난해 직무폐지를 통한 감원 규모가 본사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IT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감원 칼바람을 맞았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빅테크들이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영향이다.

지난해 구글코리아는 임직원의 2%가량인 10여명을 권고사직시켰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는 20여명에게,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AWS코리아)는 전체 직원의 5~10%가량에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조정 바람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AWS가 영업 및 마케팅 부서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고 MS는 게임 부문에서 19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구글도 광고와 유튜브 등에서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지사들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없는 곳이 대다수인 데다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이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알 수 없어 불안한 분위기다. 외국계 IT 기업 관계자는 "올해도 본사의 감원 태풍에서 한국 지사들이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구조조정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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