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이재명 대표 만나는지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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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총리와 비서실장을 교체할 예정이지만 인적개편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단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남 여부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정치권에선 결국 윤 대통령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단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을 드는 시각이 많습니다.
모든 국정 운영에서 거대 야당의 이해를 구해야하는 현실 외에도 윤 대통령이 가장 꺼리는 것이 이 대표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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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 공동취재사진 |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 후 보인 첫 반응은 '인적쇄신'이었습니다. 국정기조 대전환이나 자신의 통치 스타일에 대한 자성은 없었습니다. 인사는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카드입니다. 대통령 자신의 잘못을 참모들의 보좌 문제로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대통령실과 내각 개편에 쏠려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국정기조 변화,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인사개편이 이뤄진다 해도 윤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간 비서실장 등 일부 참모들이 윤 대통령에게 종종 직언을 했지만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보고에 자주 역정을 내고 면박을 줬다는 얘기는 관가에서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게다가 후임자로 거론되는 인물의 면면에선 변화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친윤 인사이거나 총선에서 낙선한 인물, 또는 민주당에서 전향한 인사들로 하나같이 민심과는 거리가 멉니다.
국정기조 변화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정책실과 안보실은 이번 인사개편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정무와 홍보라인 잘못으로 판단한다는 얘깁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지난 윤석열 정부 2년의 총체적인 무능에 대한 심판인데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윤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총선 직전 대국민담화에서 화물연대 파업 강경대응, 건폭몰이, 강제징용 3자변제, 원전확대 등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정책을 들며 정부가 다 잘해왔다고 했을 때부터 예견됐습니다.
정치권에선 결국 윤 대통령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단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을 드는 시각이 많습니다. 모든 국정 운영에서 거대 야당의 이해를 구해야하는 현실 외에도 윤 대통령이 가장 꺼리는 것이 이 대표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입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습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범죄 피의자'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 탓입니다. 윤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때 이 대표가 구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에겐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0.73%p차로 간신히 이긴 경쟁자라는 인식도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만남을 '굴욕'으로 여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총선 참패 다음날 윤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 의지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 대표와의 영수회담에는 "일단 계획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부정적 반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총선 참패로 남은 3년도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게 된 사태의 주된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이 대표의 협조 없이는 국정과제 이행과 민생법안 통과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아쉬운 건 윤 대통령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권에서도 이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먼저 만나자고 사정을 해야할 판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와 회동 계획을 밝힐지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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