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쿠팡 멤버십 기습인상에 경쟁자들 '탈 쿠팡' 고객 공략

여성국 2024. 4.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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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유료 회원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기습 인상해 소비자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와 신세계 등 이커머스 경쟁자들이 ‘탈 쿠팡’ 고객 잡기에 나섰다. 무료 배송·적립금을 통해 자사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거나 연회비나 구독료를 인하하는 프로모션을 쏟아내면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프로모션.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더 많은 이용자가 유료 구독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체험할 수 있게 신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신규회원에게는 3개월 구독료를 면제해주고, 기존 이용자에게는 3개월간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G마켓·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통합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클럽’도 G마켓·옥션을 통해 가입할 경우 5월 한 달간 연회비를 3만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다.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와 신세계 등 이커머스 경쟁자들이 쿠팡 이탈 고객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쿠팡은 지난 12일 유료 회원제 서비스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다. 관건은 쿠팡을 대신할만한 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지다. 하지만 안으로는 쿠팡, 밖에서는 알리·테무 등 중국 커머스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기 출혈 경쟁 보다는 효과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재현 KAIST 경영공학과 교수는 “경쟁사들이 혜택을 강화해 쿠팡 탈퇴 고객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쿠팡이 알리·테무와 경쟁하는 실탄을 모으는 사이 출혈 경쟁에 집중하면 네이버급 덩치가 안되는 커머스들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쿠팡과 단기전보다 중국 커머스 대응을 위한 장기적 전략을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그래픽 이미지.

혜택 강화하는 경쟁자들


네이버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멤버십 3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한 번도 가입하지 않은 신규 이용자,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과거 이용자가 혜택 대상. 신규 가입자는 3개월 구독료(1만4700원, 4900원*3개월)를 절약할 수 있다. 기존 멤버십 이용자에게는 3개월간 ‘네이버도착보장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유료구독 유지율’(매월 정기결제를 통해 구독을 유지하는 비율)이 95%에 달한다. 네이버는 “지난 4년간 구독료를 월 4900원으로 유지했고, 네이버 쇼핑·예약·여행을 통해 최대 5% 적립 혜택을 제공해 다시 고객에게 포인트로 돌려주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 사진 연합뉴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G마켓은 다음달 그룹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클럽’ 신규가입 회원 연회비를 3만원에서 4900원으로 83% 내린다.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에 한 번도 가입한 적 없는 신규 고객이 프로모션 대상이다. 행사기간 가입하면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도 받게 된다. 컬리는 22~28일 ‘컬리멤버스위크’기간에 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첫 달 회비가 무료다. 적립급과 무료배송,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한다. 지난달 쿠팡이츠에 배달앱 월 활성 이용자 수(MAU) 2위를 내준 요기요는 무료배달 멤버십(요기패스X) 구독료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다. 멤버십 최소 주문 금액(1만7000원)을 없애며 구독자 혜택을 강화했다.

앞으로는


업계에선 쿠팡 회원들의 쿠팡 생태계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탈퇴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1년 12월 쿠팡은 월 구독료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지만, 2년 사이 멤버십 회원 수는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구독료 인상 수익이 회원 탈퇴 손해보다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무료 배송, OTT와 배달 등 쿠팡 생태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3000원 남짓이 아까워 탈퇴하는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중국 커머스가 쿠팡에 익숙해진 국내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을 어떻게 바꿀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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