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강북대개조’…수혜지는 어디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4. 4. 1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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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7·성산시영 재건축 빨라질까

“서울시의 강북대개조 발표 이전에도 꾸준히 문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은 가장 넓은 면적(전용 59㎡)을 기준으로 10억원 후반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일부 집주인은 서울시 발표 후 호가를 조금 올리기도 했습니다. 워낙 입지가 좋다 보니 집주인 사이에서도 재건축 사업만 마무리되면 강북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서울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 1번 출구로 나와 우회전하면 마포구청을 옆에 두고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나온다. 성산시영아파트(이하 성산시영)다.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단지지만 최근 서울시가 ‘강북대개조’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성산시영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강북권에서 가장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오르는 공사 비용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다른 강북 지역 단지와 비교해 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열망이 강해 성산시영이 가장 이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서울시가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수혜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서울시는 역세권(반경 350m)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면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율도 15%에서 10%로 낮추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꺼내 들었다. 용적률 최대치가 기존 300%에서 500%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강북권 일대 아파트는 비역세권에도 용적률 최대치의 1.2배(360%)까지 부여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전례 없이 과감한 규제 완화를 예고했지만 지역별로 분위기는 엇갈린다. 성산시영같이 주민의 재건축 의지가 높은 단지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도 감지된다. 반면 공사비 급등에 따른 추가분담금을 우려하는 주민이 많은 단지 입장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로 비춰지는 모양새다.

성산시영 ‘이번이 진짜 기회’

올해 3분기까지 조합설립 목표

강북대개조 프로젝트의 가장 큰 수혜 단지로 평가받는 성산시영은 1986년 준공해 최고 14층, 33개동, 전용 50~59㎡, 3710가구로 구성됐다. 강북에서 두 번째로 큰 재건축 단지다. 재건축 후에는 최고 40층, 30개동, 전용 49~118㎡ 4823가구로 재탄생한다. 용적률은 148%로 1980~1990년대에 건립된 아파트 중 낮은 편에 속한다.

서울시가 발표한 여러 지원 방안 중 지역 주민들이 주목하는 부문은 바로 공공기여율 조정이다. 공공기여를 원래 15%에서 10%로 낮춘다면 나머지 5% 부분은 조합원 몫으로 돌아가 추가분담금 중 상당 부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성산시영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분담금이나 조합원 분양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예비 매수자에게 추정치를 기준으로 안내한다. 계산에 따르면 현재 성산시영 전용 59㎡ 소유주가 향후 84㎡를 분양받을 때 내야 하는 추가분담금은 2억원 중반대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현시점 기준으로 앞으로 공사비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가분담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공공기여를 낮출 수 있다면 그만큼 추가분담금은 줄어들 수 있다.

성산시영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에도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전용 59㎡가 1월 10억7000만원, 2월 10억8000만원, 3월에도 10억8300만원 등 매달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나온 매물은 11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다. 성산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도 꾸준히 거래되고 있으며 강북대개조 발표로 성산시영은 재건축 사업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올해 8월까지 조합설립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남권 재건축 대표 아파트인 목동신시가지7단지 역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목동7단지 역시 주민들의 재건축 열망이 강하다. 강북대개조 프로젝트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역세권 반경 350m까지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준주거지역은 허용 용적률이 최대 500%(임대주택 추가 확보 시) 가능하다.

목동7단지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목동역과 도보 2~3분 거리 초역세권이다. 총 34개동으로 구성된 이곳은 절반 이상의 동이 목동역 반경 350m 이내에 위치했다. 목동7단지가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 될지는 지켜볼 대목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사업성 개선이 기대된다.

목동7단지는 다른 재건축 단지와 달리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안정적으로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전용 66㎡ 기준 2022년 9월 19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후에도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다른 단지와 비교해 큰 폭 하락 없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같은 면적 매물이 18억3500만원에 거래됐으며 올해 3월 역시 18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현재 나온 매물은 19억원 초반대에 호가가 형성됐다.

서울 마포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성산시영’. (매경DB)
다른 지역 단지 분위기는

노원 잠잠하지만 혹시나 기대도

동북권에 위치한 여러 재건축 단지 역시 강북대개조 프로젝트를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땅값이 낮은 동북권 지역의 경우 오히려 강북대개조 프로젝트의 더 큰 수혜가 예상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분양 수익이 적은 단지가 사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가 도입된다. 보정계수를 적용받으면 현재 10~20% 수준인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 범위가 20~40%까지 늘어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월계동 ‘월계시영(미성·미룡·삼호)’이나 중계동 ‘중계그린’,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등이 거론된다. 또 용적률 200% 이상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거의 없던 중층 이상 단지도 다시 한번 계산기를 두드릴 수 있게 됐다.

우선 상계주공5단지는 최근 분담금이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이 사실상 멈춘 단지다. 일부 집주인 사이에서는 강북대개조 프로젝트 발표 후 기존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변화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는 4억원 중반대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4억5000만원, 12월 4억4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 올해 1~2월 역시 4억6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3월 이후에는 소폭 오름세다. 3월 거래된 물건은 4억9700만원, 4억8000만원 등이며 현재 나온 매물은 대부분 호가가 5억원 이상에 형성됐다. 7억~8억원에 거래되던 3년 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많이 하락한 수치지만 반등 조짐이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다만 동북권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 중 일부 주민들은 강북대개조 프로젝트에도 불구하고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모습도 엿보인다. 추가분담금이 여전히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원자잿값·인건비 급등에 따른 공사비 부담은 여전히 가중되고 있다.

목동7단지의 경우 중층 단지로 다른 목동신시가지와 비교하면 대지지분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 다른 단지와 비교하면 대지지분이 높은 편이고 입지가 워낙 탄탄하다. 성산시영은 중소형 면적 중심으로 구성돼 대지지분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마포구에서 드문 대단지라는 점에서 재건축 이점이 있다. 반면 동북권 단지의 경우 상당수가 소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대지지분이 적고 사업성이 높지 않아 적잖은 추가분담금이 예상된다.

상계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에도 불구하고 공사비가 계속 증가하면서 추가분담금이 4억~5억원 이상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감당할 소유자가 많지 않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서울시 발표 후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지만 아직은 기대감보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고 귀띔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5호 (2024.04.17~2024.04.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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