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진보당' 깃발 꽂은 그의 다짐 "거부권 법안부터"

박석철 2024. 4. 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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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년 만에 다시 일어난 '울산 오뚜기' 윤종오의 바람

[박석철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울산 북구 진보당 윤종오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진보당 합의에 따른 단일 후보 결정 → 3파전으로 인한 국민의힘 '어부지리 승리' 관측 → 후보 단일화 경선 승리 → 55.12% 득표율(6만3188표) 당선

4.10 국회의원선거 울산광역시 북구 지역구 당선자 윤종오 진보당 후보가 총선 기간 중 지나온 '험난한 여정'이다. 윤 후보의 국회의원 당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년 전 20대 총선에서 61.49%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했으나 1년 7개월가량 뒤인 2017년 1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유죄 판결로 당선무효가 됐었다.

윤 후보 입장에선 시작부터 '험난한 여정'이었다. 울산 북구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선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진보당 합의로 윤 후보가 울산 북구 단일후보가 됐다.

후폭풍은 거셌다. 이상헌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하면서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대동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졌다. 울산의 시민사회는 '윤종오-이상헌 간 단일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단일화 경선에서 윤 후보가 승리, 명실상부한 야권단일후보가 됐다. 결국 본선에서 55.12% 득표율(6만3188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울산 북구의 주력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현장 노동자 출신인 윤 당선자는 22대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의 민심을 국회가 적극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15일 윤 당선자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오뚜기 같은 인생, 주민만 바라본 진보정치 한 길"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비례대표 정혜경, 전종덕, 손솔 후보를 비롯한 당원들이 22대 총선 투표일인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진보당 개표상황실에 야권 및 울산 북구 윤종오 후보 등이 승리하는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 권우성
 
- 2016년 국회의원 당선 후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 그 이전엔 울산 북구청장 시절(2010~2014) 중소상인을 위한 일로 제소를 당해 아파트 차압까지 당하는 등 곤란을 겪었다.

"주민들을 위한 일이었기에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다. 지난 모든 여정을 돌이켜 보면 저는 오뚜기 같은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주민만 보고 꾸준히 진보정치의 한 길을 갈 것이다."

- 야권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3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져 본선 패배 가능성이 컸고, 이상헌 민주당 의원과의 단일화도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는 진퇴양난의 순간이었다.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고 다자 대결로 갈 경우, 울산 전체 진보당-민주당 단일화에 힘이 안 실리고 확장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단일화해서 울산 북구에서부터 바람을 일으켜 울산 전역, 영남 전역, 더 나아가 수도권으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단일화 경선 수용 결단을 내렸다."

- 이상헌 의원은 지역에 탄탄한 기반이 있다. 패배 우려는 없었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특히 지역주민이나 현대자동차 현장노동자들을 만나면 '꼭 단일화 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했다. 그런 요구들을 들으니 더 자신감이 생겼다."

-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당선인데, 소감은?

"윤석열 정권 심판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 결과는 북구주민의 승리이며,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북구 주민은 윤석열 정권이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심판의 뜻을 투표로 표출했다.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주신 기대와 열망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노란봉투법-이태원참사특별법 등 빠른 통과 위해 노력"
 
 4월 12일, 진보당 울산 북구 윤종오 당선자가 이태원참사분향소를 방문해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 윤종오 캠프 제공
 
- 현장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 계획인가. 

"4월 12일, 당 대표단과 동반 당선된 분들과 함께 전태일 열사가 모셔져 있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노동열사 묘역을 참배했다. 22대 국회가 노동·농민·생명·안전을 위한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선거 결과로 나타난 윤석열 정권 심판의 민심을 국회가 적극 실현하도록 할 것이다.

저는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과 이태원참사특별법 등 윤석열 정권에 의해 거부된 법안들이 야권이 연대해 빠르게 통과될 수 있게 노력하고 앞장서겠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잘못해 온 국정운영을 전면적으로 쇄신할 수 있도록 국회가 앞장서는 데 일조하겠다. 부자감세, 노조탄압, 대일 굴욕외교, 편향된 대외정책 등을 바로잡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 

- 울산 북구는 울산에서 유일하게 지난 몇 년간 인구가 늘어난 지역이다. 북구를 위해 당선자가 할 일은 뭔가.

"울산 북구 주민은 북구를 발전시킬 적임자로 윤종오를 선택해 주셨다. 북구는 급격한 산업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각기 다른 노동조건과 고용환경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겠다. 북구를 전기차·항공모빌리티 등 미래차 산업특구로 조성해 양질의 청년일자리 창출과 '울산산업특별자치시'를 선도하는 도시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 울산 북구가 처한 위기와 개선해야 할 점은 뭔가.

"앞서 말한대로 울산 북구는 울산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있지만 도로나 교육문화시설 등 주민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프라는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 울산외곽순환도로, 농소-강동 간 도로, 농소-외동 간 도로를 조기 완공해 사통팔달 교통망이 갖춰진 북구로 만들겠다.

또한 중산·매곡·송정·강동 등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신도시에 교육문화시설을 확충해 정주 여건이 갖춰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

- 지역구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권자의 결단으로 가슴 벅찬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22대 총선에서 북구주민은 진보당을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정당 중 한 곳으로 만들어 주셨다. 진보당이 윤석열 정권의 국정 기조를 변화시키는 길에 가장 앞장서겠다. 국회에서 야권의 단결과 연대를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주민들께 약속드린다. 제가 아침에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늦은 밤까지 무너진 국민의 삶, 노동자의 삶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일할 것이라고. 우리 국민께서 진보정치의 효능을 느낄 수 있도록 섬김과 진심의 진보정치를 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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