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엔진 1만대 출하의 역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가봤더니]
1800대 이상 엔진 독자개발, MRO 역량 통합 보유
첨단항공엔진 개발·6세대 전투기 핵심기술 확보 목표
“1979년 창정비사업을 이관받아 시작한 이래, 45년 만에 1만 번째로 생산된 항공엔진이 여러분의 눈앞에서 시운전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시운전실에서 레버를 밀어올리자 공중에 매달려 대기 중이던 F404엔진이 가동을 시작했고, 불과 몇 초 지나지 않아 굉음을 내며 일직선으로 푸른 화염을 내뿜었다. 일정 구간에 오르자 소닉붐(음속폭음)이 관찰되기도 했다.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친 F404엔진은 출고 후 공군 전술입문훈련기인 TA-50에 장착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누적 1만대 생산을 기념해 지난 12일 창원1사업장에서 항공엔진 생산시설 공개 및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발표했다.
김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항공엔진의 고장은 돌이킬 수 없는 인명·재산 피해와 직결되기 때문에 매번 엔진을 만들 때마다 사명감을 갖고 꼼꼼하게 작업하고 있다”면서 “이곳이 본사 주소지인 만큼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삼성정밀공업 시절이던 1979년 공군 F4 전투기용 J79엔진 창정비 생산을 시작으로, 1983년 엔진 면허생산 사업을 본격화했다. 면허생산은 해외 기업 등으로부터 기술면허를 받아 일종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형태로 엔진을 생산하는 형태다.
이후 국제공동생산 참여, 엔진연구소 설립 등 기술을 쌓아 함정용·민항기 엔진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 GE, P&W,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엔진제작사와 모두 면허생산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2022년에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전투기용 F-414엔진 생산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 오는 2032년까지 240여 대의 엔진을 생산·납품할 예정이다.
이승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생산담당 상무는 J79엔진을 비롯해 KF-16에 탑재됐던 F100엔진, 휴이·코브라 등 육군 헬기용 엔진 T53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45년간 생산해 온 엔진들을 소개하며 “여러 항공엔진 생산과 더불어 유도미사일엔진, 보조동력장치(APU) 등 1800대 이상의 엔진을 독자기술로 개발·생산하고, 유지·보수·정비(MRO) 기술력도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엔진을 구성하는 엔진부품들은 자동화된 공장에서 가공된다.
조운래 엔진부품사업부 파트장은 “밀링·선반(절삭 등 공작 과정) 가공 작업은 물론, 이에 동반되는 운반 작업 또한 AGV(무인운반차) 등 기계가 대신 수행한다”면서 “불량품 파악 등 품질관리 역시 SPC 화면을 통해 점검하는 등 전반적인 공정 작업을 24시간 가동 PC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파트장은 “이러한 스마트·자동화를 통해 소품종 대량생산을 실현하게 됐고, 이 분야 자동화 부문에 있어선 전 세계 최고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부품 공정 자동화를 넘어 2025년까지 약 400억원을 투자해 5000평 규모의 스마트 엔진 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IT기반의 품질관리와 물류시스템이 접목된다.
이를 시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 중후반까지 정부와 함께 KF-21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첨단항공엔진을 독자개발한다는 목표를 밝혔으며, 인공지능(AI)·유무인복합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스텔스 등) 엔진의 핵심 기술인 ‘엔진 일체형 전기 시동 발전기(E2SG)’, 세라믹 복합소재 개발 등 선행 기술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중장기 비전 설명을 맡은 이광민 항공사업부장은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독자엔진 개발 로드맵 수립 및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12대 국가전략기술 및 50개 세부 중점기술에 우주항공을 포함해 집중 육성 추진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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