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러시아 추가 제재…"오히려 좋아" [엔터프라이스]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우리나라에서 주식 투자하기 참 어렵습니다.
나라 안팎으로 신경쓸 게 너무 많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 요인들 중에, 오늘 제가 준비한 건 원자재 관련 소식인데요.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히는 시카고상업거래소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러시아산 신규 물량을 받지 않고요.
또한 자국으로의 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벌써 2년 넘게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러시아의 자금줄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러시아산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의 생산 비중이 상당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새로운 투자기회는 없을지,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이번 제재가 실제 원자재 시장에 얼마나 영향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우선 미국 재무부는 "소비자와 생산자에 타격이 적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짚어드렸던 것처럼 러시아산 광물의 거래를 모두 막겠다는 게 아니라, 재고의 거래는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설명하는데요. 이번 제재에 얼마나 많은 국가들이 참여하는지에 따라 실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두 가지 상황을 그려볼 수 있을텐데요. 사실 러시아에 대한 수입 제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원유 제재 당시에는 많은 국가들이 참여했거든요.
이번에도 많은 국가들이 참여할 경우엔 원자재 가격이 뛸텐데, 당장 이 같은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고요.
다른 상황을 생각해보면, 러시아에서 다른 루트를 통해 유통도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서방 국가들의 원유 제재 당시에도 중국, 인도에 넘기기도 했고요.
또한 석탄 수출 제재 당시엔 러시아산 석탄의 가격을 대거 낮춰서 팔았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들여왔거든요. 이처럼 우회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구리, 니켈, 알루미늄. 모두 우리나라 입장에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광물들이잖아요?
국내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영업이익은 0.8%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 중에서도 기계·장비 등 관련 기업의 영업이익은 2%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앵커 말처럼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물건 절반이 원자재거든요. 그만큼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고요.
특히 비철금속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한 수입중량이 일 년 새 2배 이상 뛰었거든요. 전년 대비 118.6% 늘었습니다. 금액으로 보더라도 수입 상위국 중에 유일하게 늘었거든요.
물론 중국과 호주의 수입 비중이 여전히 크긴 하지만요. 우리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경우, 국내 공급에도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국내 증시에서 비철금속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 중인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오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이구산업'인데요. 산업용 동판을 만드는 사업체로, 국내 약 20%의 수요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업계에선 제품 가격이 고정된 게 아니라, 현재 구리 시세에 연동됩니다. 즉, 구리 값이 오를수록 제품이 비싸게 팔리고, 원가율은 낮아진다는 겁니다.
업계에서도 올해 구리 가격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엄청'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죠.
러시아 제재도 있지만, 중국의 구리 업체들이 감산에 합의하는 등 구리값은 급등 중인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오는 2026년까지 구리 값이 26%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거든요.
시장에선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발제 한 줄로 정리해주시죠.
<기자> "오히려 좋아"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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