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에서 '태양절' 표현 사라졌다…이유는 '선대 지우기'?
김정은, 태양궁전 참배도 점점 줄어…15일에도 '조용'
북한 매체 보도엔 '김정은 정신' 거듭 강조돼
선대 우상화 수위 낮춰 자신 권위 높이기 위함인 듯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정 주석 생일(4월 15일·태양절) 112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북한이 '태양절'이라는 이름 사용을 자제하며 다소 그 의미를 축소하는 듯한 모양새라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최근 북한의 여러 매체에서 김 주석의 생일을 '태양절'이라고 표현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김일성 생일 전날까지 북한 매체는 태양절이란 표현 대신 '4월의 봄 명절' '4·15' 등 호칭을 사용했다. 10년간 진행된 '태양절요리축전'은 '전국요리축전'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당일에서야 겨우 '태양절'이라는 용어를 한차례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는 과거보다 확실히 줄어든 숫자라는 지적이다. 김 주석의 생일은 1997년까지 4·15절로 불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 태양절로 격상된 바 있다.
이를 두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일성의 생일에 대해서는 소위 '태양절'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그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북한의 기류 변화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김 주석 생일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김 총비서는 집권 이후 태양절 등 선대 지도자들의 생일이나 기일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 왔는데, 올해에는 당일 아침까지도 별다른 참배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총비서는 이미 참배 횟수를 줄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 그 흐름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집권 첫해 2012년엔 11회, 2013년엔 10회, 2014년 7회, 2015년 8회, 2016년 5회, 2017년 6회, 2018년 5회, 2019년 6회, 2020년 4회, 2021년 7회, 2022년 3회, 2023년 3회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이밖에 북한 매체의 태양절 당일 보도에서 '김일성 사상'이 아닌 '김정은 사상'을 강조하는 모습도 다수 목격됐다.
노동신문은 당일 보도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혁명 사상은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혁명사상의 전면적 계승이고 새로운 높은 단계로의 심화 발전"이라며, 김정은의 혁명 사상이 선대를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더욱 굳게 뭉쳐 우리 사상, 우리 위업의 위대한 승리를 위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도 촉구했다.
또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열린 주체사상국제토론회에서 각국 친북단체 인사들이 '김정은사상'을 '불멸의 사상이론'이라고 찬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가 선대에 대한 우상화 수위를 낮추는 작업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상화 수위를 한 단계 낮춤으로써 김 위원장의 권위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아울러 김 총비서가 지난해 말 선대의 통일원칙을 폐기하고, 대한민국을 '교전 중인 적대국가'로 규정하는 새로운 통일·외교 노선을 제시했는데 이와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김 총비서는 할아버지 김 주석이 제시한 '조국통일 3대 헌장'을 기념하기 위해 아버지 김 위원장이 세운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의 철거를 지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어떻게 호칭을 하든 공식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4·15 계기에 북한 당국이 김일성 우상화 선전과 김정은에 충성을 강조하는 등 내부 결집의 기회로 활용하는 양태는 과거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태양절 당일 강조된 '김정은 사상'에 대해서는 "김정은 사상과 관련해서 북한 측에서 공식적으로 이런 내용이다, 라고 아직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계기가 될 때마다 김정은에 대한 이러한 표현들 그리고 높이려는 그런 표현들은 자주 있었던 것으로 보아서 특별한 동향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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