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잡은 AI, 일손 걱정 없어요

양민철 2024. 4. 1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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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직원 수백명은 매일 아침 전기차(EV) 판매량 및 시장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를 이메일로 받아본다.

정유사인 에쓰오일도 원자재 구매 시스템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 의뢰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세스파트너십이 세계 19개국의 경영자·임직원 4만명을 설문한 결과, AI 활용 기술을 갖춘 근로자의 급여가 30%가량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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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트렌드 분석 공급망 관리 도움
제조현장선 최적의 품질 찾아줘
업황 부진땐 비용절감 논의 1순위
2028년 IT 외 전분야 ‘AI화’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LG에너지솔루션 직원 수백명은 매일 아침 전기차(EV) 판매량 및 시장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를 이메일로 받아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시스템 ‘GenAI’s’가 유튜브에 시시각각 올라오는 전기차·배터리 관련 영상을 정리·분석한 보고서다. 직원들이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수백 시간 분량의 영상을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를 ‘AI 동료’가 덜어주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14일 “신속하게 업계 트렌드를 파악하고 리튬 등 원소재 공급망 관리에도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정유사인 에쓰오일도 원자재 구매 시스템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최근 10년간 내부 구매 데이터와 외부 가격 변동 상황을 분석한 AI가 최적의 원자재 조달 시점을 판단하고, 이 결과를 구매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국제 정세와 원자재 가격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는 업황 특성을 AI로 보완하는 것이다. 에쓰오일은 “AI 구매 시스템으로 비용 절감, 업무 효율성 증대는 물론 시장 흐름에 대한 통찰력도 얻고 있다”고 했다.

국내 기업이 업무 전반에 도입하는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 그 역할이 단순 사무 보조 수준을 넘어 기존 직원의 업무 역량을 높이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내부 문서·메일 정리나 임직원용 챗봇 역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케팅·구매 등 주요 업무를 직원들과 나란히 담당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AI 동료’는 사무 분야에 이어 제조 현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화학은 제품 품질 예측과 공정 최적화 등 제조 영역에 AI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기저귀 등에 사용하는 고흡수성수지(SAP) 제품의 경우 AI가 최적의 함수율(제품이 물을 머금는 정도)을 찾아낸다. 온도와 압력 등 각종 공정 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 품질 관리와 공정 안정성도 관리한다.

기업은 AI 도움으로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도 얻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는 최근 업황 부진의 타개책으로 ‘향후 2년간 비용 30% 절감’ 목표를 내놨는데, 여기에 기업형 GPT 등 AI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비용 절감과 관련된 논의에서 1순위로 거론되는 게 AI 도입”이라고 말했다.

일터에 자리 잡은 ‘AI 동료’는 기존 직원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 의뢰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세스파트너십이 세계 19개국의 경영자·임직원 4만명을 설문한 결과, AI 활용 기술을 갖춘 근로자의 급여가 30%가량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2028년에는 정보·기술(IT) 부서뿐 아니라 모든 부서에서 ‘AI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엑세스파트너십은 “AI는 이미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업무 전반에 AI의 ‘완전한 채택’이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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