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학자 "1년 내 경기침체 확률 29%"…2년 만에 최저

뉴욕=권해영 2024. 4. 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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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경제학자 설문
경기침체 확률 1월 39%→4월 29%
근원 PCE 물가 연말 2.5% 예상
올해 금리 인하 전망 4~5회→3회로 하향

미국 경제학자들이 예상하는 1년 내 경기 침체 확률이 20%대로 낮아졌다. 지난 2022년 4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미 경제 연착륙 기대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5~9일 경제학자 6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9%로 집계됐다. 앞서 1월 조사 때 39%보다 10%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2022년 4월(28%) 이후 최저치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조정했다. 응답자들은 1월에는 올해 1~3분기 동안 성장률이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4% 성장률을 기록해 바닥을 칠 것으로 봤다. 향후 1년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 답한 응답자는 10%로 1월(33%) 대비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2.2%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1월 전망치(0.9%) 대비 대폭 상향했다.

이콘 포어캐스터의 제임스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매우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SM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스는 "미국 경제가 강력한 생산성이 장기 추세를 넘어서는 성장, 2~2.5%의 인플레이션, 3.5~4%의 실업률을 가져오는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말 2.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1월(2.3%) 대비 0.2%포인트 높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경기침체 없이 내년 말 2.1%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전 이뤄졌다. 지난달 CPI 뚜껑을 여니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훨씬 뜨거웠다는 점에서, 향후 물가 전망치는 추가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5% 올라 전문가 예상치(0.3%·3.4%)를 웃돌았다.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 상승해 역시 시장 전망치(0.3%·3.7%)를 상회했다.

미 경제 호조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문제다. 물가 상승률이 Fed 목표치인 2%로 빠르게 둔화하지 않으면 고금리가 장기화,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매튜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위험은 Fed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결과에 확실히 치우쳐 있다"며 "우리의 성장 전망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학자들은 Fed의 올해 금리 인하 전망 횟수는 줄였다. 응답자들은 연말 연방기금금리를 4.67%로 예상했다. 현재 5.25~5.5%인 금리를 3회 내릴 것으로 점친 것이다. 1월에는 4~5회 인하를 점쳤다. 미 경제가 강력해 고금리를 견딜 수 있다고 본 것인데, 3월 CPI도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향후 금리 인하 전망 횟수를 더 줄일 가능성도 예상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조사 당시 4.4%선에서 올해 말 3.97%, 2026년 말 3.78%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국채 금리가 치솟던 지난해 10월 조사 때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Fed가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며 미 경제 연착륙을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연례 주주 서한에서 금리가 향후 몇년 내 8%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은 연착륙 확률을 70~80%로 평가하고 있지만 나는 연착륙 확률이 그보다 훨씬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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