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달라야 한다' 굳은 의지, '엽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승엽 [IS 잠실]
이형석 2024. 4. 14. 19:43
'엽의 전쟁'에서 이승엽 두산 감독이 웃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KBO리그 홈경기에서 9-5로 이겼다. 정규시즌 초반 중하위권(7위)에 머무르고 있는 두산은 주중, 주말 3연전을 모두 우세 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로 장식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주초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승 1패로 잘했다. LG전 승리는 (라이벌팀을 꺾은) 프리미엄까지 있다"라며 승리를 기대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LG는 지난해와 달리 중위권에서 힘겹게 버티는 중이었다. 양 팀 사령탑 모두 1승이 절실했다.
LG와의 3연전을 치르는 이승엽 감독은 특히 비장했다. 지난 12일 "모두가 라이벌이지만, 특히 (잠실 라이벌인) LG전에는 팬들의 몰입과 응원이 크다. 지난해 우리가 크게 열세였다"고 돌아봤다.
이승엽 감독 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두산은 LG와의 상대 전적(5승 11패)에서 크게 밀렸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상대 전적 우세(승률 0.648)를 보이다, 2022년(6승 10패)에 이어 2년 연속 밀린 것이다. 14일 경기 전에도 LG를 의식하는 말을 여러 번 전했다. 지난해 LG전 열세가 이 감독에게 큰 부담인 듯했다. 그는 "LG와의 시즌 첫 3연전에서 꼭 우세 시리즈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라인업에서 승리 의지가 감지됐다. 이승엽 감독은 팀 내 타율과 홈런 1위 강승호를 프로 데뷔 첫 4번 타자로 기용하면서, 간판타자 김재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파격 라인업을 꺼냈다.
염경엽 감독도 오지환을 대신해 구본혁을 선발 유격수로 투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박해민을 8번 타순으로 내리는 등 공격력 향상을 꾀하려 했다. 염 감독은 "타순에서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이 정도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LG는 1회와 2회 초 희생플라이를 날려 2-0으로 앞서갔다. 두산은 2회 말 선두 타자 양석환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LG의 5선발 투수 손주영의 개막 후 16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 이후 2사 3루에서 전민재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
두산은 3회 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만루에서 박준영의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상대 포수의 패스트볼과 내야 실책으로 2점을 더 달아났다. LG도 지지 않고 7회 초 김현수와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로 5-4로 추격했다. 그러자 7회 말 두산은 정수빈의 볼넷과 조수행의 번트 안타에 이은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다. 8회 말에는 대타 김재환의 쐐기 2루타와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99개)를 기록한 두산 선발 투수 김동주는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LG와 첫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시즌 성적 9승 11패를 기록, 공동 5위인 LG와 한화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1루 관중석을 가득 채워준 팬 여러분께 우세 시리즈를 안겨드릴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뜨거운 함성에 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반면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9승 10패 1무)이 무너졌다. LG는 이번주 KIA 타이거즈전 스윕패를 포함해 1승 5패로 부진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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