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에도 용산 옹호하는 국힘... "철부지 정치초년생의 대권놀이"

곽우신 2024. 4. 1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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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박정훈 등, 한동훈 체제 지적하며 윤 대통령 변호... 나경원·안철수는 '쓴소리'

[곽우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용산 대통령실’ 책임론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반발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 발언부터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이른바 ‘런종섭’ 사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언론인 회칼 테러’ 언급까지 일련의 용산발 악재가 총선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판과 불만이 제기되는 것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이처럼 한쪽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을 옹호하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쪽에 책임을 더 강조하고 나서면서 총선 패배의 책임 소재를 두고 여당 내부의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여권 내 체제 정비 및 교통 정리에 상당한 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홍준표 “선거는 당이 주도해서 치른다... 당연히 여당 지도부 탓”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 결과가 발표된 11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맹비난했다.
ⓒ 대구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지난 1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선거는 당이 주도하여 치른다. 대통령은 선거 중립의무가 있어서 선거를 도울 수가 없다”라며 “그런데 선거가 참패하고 난뒤 그걸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이 정권은 그야말로 대혼란을 초래하게 되고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지게 된다”라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시장은 “이번 선거는 자기 선거를 한번도 치뤄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주도하여 그 막중한 총선을 치룬 것”이라며 “전략도 없고 메세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총 한번 쏴본 일 없는 병사를 전쟁터에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이라며 “그런 전쟁을 이길수 있다고 본 사람들이 바보인 것”이라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저격했다.

이어 “여당이 총선 패하면 당연히 그 여당 지도부 탓이지, 그걸 회피 할려고 대통령 탓을 한다면 대통령만 질책의 대상이 되고 여당 지도부는 책임회피를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는 게 앞으로 정국을 헤쳐 나가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야 우리당에 들어와 정권교체도 해주고 지방선거도 대승하게 해 주었지만, 도대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것인가?”라며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다. 내가 이 당에 있는 한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썼다.
 
박정훈 “윤석열의 독선과 오만? 이재명은?... 한동훈 체제, 한계 드러내”

 
▲ 한동훈 "총선 참패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TV조선 출신으로 서울특별시 송파구갑에서 당선된 박정훈 당선자 역시 YTN라디오 ‘뉴스킹’과의 12일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오만 이거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지금 언론들도 평가하고 저희 당에서도 그런 평가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독선과 오만이 과연 윤석열 대통령에게만 있었느냐?”라고 반문했다. 도리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은? 저는 차원이 달랐다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나 이런 것들이 프레임으로 짜지면서 부각이 됐다“라며 ”앞으로 남은 윤석열 정부 3년을 어떤 식으로 운용하겠다라는 비전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한동훈 원톱 체제가 한계를 드러낸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위 당내 ‘쓴소리’를 하는 비주류 인사들이 당정관계를 바꿀 수 있는지에 관한 물음이 나오자 ”못 바꾼다고 본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통령하고 신뢰를 갖고 얘기를 해서 대통령을 설득을 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며 ”‘쓴소리하는 사람이 지금 당대표가 돼야 된다’ 이런 식으로 프레임을 갖고 들어가는 게 오히려 저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에는 벌써 대통령에 쓴소리를 했다“라며 ”아직은 윤석열 정부가 3년이 남아 있어요. 지금 대통령은 이런 얘기하고 당에서는 쓴소리하고 그런다고 뭐 국정기조가 일사불란하게 달라지느냐?“라고 꼬집었다.

용산 대통령실, 당 주도권 놓지 않으려 하나
 
▲ 당선 인사하는 나경원 11일 새벽 1시 25분께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 박수림
 
국민의힘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벌써부터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결국 당의 주도권 싸움에 앞선 일종의 ‘포석’으로 해석되는 이유이다.

당내에서는 그간 ‘친윤’을 중심으로 구축된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의 ‘친정체제’를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서울 동작을에서 다시 배지를 거머쥔 나경원 당선자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에 대한 민심에 깊이 고민한다“라며 ”민심과 더 가까워지겠다. 저부터 바꾸겠다“라고 강조했다. 당선 직후인 11일에도 그는 ”민심을 두려워하는 자세로, 엄중한 발걸음을 이어가겠다“라며 ”집권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경기도 성남시분당구 갑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 역시 같은 11일, ”당정은 민심을 받들어 전면 혁신에 나서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부여당이 심판받았던 바로 이 자리에서부터 저 안철수,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나가기 위해 미움 받을 용기로 감히 건의 드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께서 ‘이만하면 됐다’ 하실 때까지 정부여당의 국정기조 대전환과 낮은 자세로 혁신해 나갈 것을 강력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총선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과 건설적 당정관계 구축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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