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쿠팡, GM-월마트 돈독해진 이유…맞춤형 전기차·로봇 개발 맞손
박영우 2024. 4. 14. 17:46
친환경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한 완성차업계와 물류기업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개발 협력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탄소 중립 기조에 맞춰 디젤 화물차 대신 전기 화물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물류 배송 로봇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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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기반 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는 특정 목적 수행을 위한 전기 기반 이동수단으로 완성차업체들의 핵심 미래 사업으로 꼽힌다. 기아는 쿠팡·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물류 업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차량 호출 업체를 PBV 고객사로 확보했다. 내년 CJ대한통운과 쿠팡에 납품을 시작한다.
완성차업계의 미래 먹거리 ‘PBV’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는 특정 목적 수행을 위한 전기 기반 이동수단으로 완성차업체들의 핵심 미래 사업으로 꼽힌다. 기아는 쿠팡·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물류 업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차량 호출 업체를 PBV 고객사로 확보했다. 내년 CJ대한통운과 쿠팡에 납품을 시작한다.
친환경적인 전기차를 용도에 맞게 맞춤형·보급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PBV의 장점이다. 가령 CJ대한통운에 따르면 1t(톤) 택배 차량은 하루 평균 운행 거리가 100㎞ 이내, 이동 반경은 5㎞ 이내다. 저용량 배터리를 활용하고, 차량 높이를 낮춰 제작하면 차량값이 싸지면서 택배기사의 노동력도 줄일 수 있다. 물류 기업이 이처럼 기존 전기 트럭을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터리 생애 주기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면, 완성차 기업이 이를 전용 PBV 모델 개발에 반영해 제품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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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이면 차량 4대 중 1대꼴
PBV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물류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주요 국가들의 탄소 중립 기조에 맞춰 디젤 화물차 대신 전기·수소 화물차 수요가 급증한 만큼 PBV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글로벌 PBV 시장이 2020년 32만 대에서 내년 130만 대, 2030년 200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완성차시장 수요의 25%를 PBV가 차지하는 셈이다. PBV 사업 성장으로 인도 등 신흥 시장 진출도 수월해진다. 개인형 이동 수단에 대한 수요가 높아 초소형 PBV나 경형 PBV를 앞세워 손쉽게 진입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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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페덱스·월마트에 PBV 납품
해외에서도 완성차 업체와 물류기업 간 PBV 사업 협력이 활발하다. 선두주자인 GM은 이미 생산과 납품을 완료했다. 지난해 말 물류기업 페덱스에 EV600 500대를 공급했으며 최근 2000대 추가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EV600은 허머 EV에 쓰인 전기차 전용 ‘얼티엄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한 경량 전기 차량이다. GM은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에도 PBV 5000대를 납품하기로 했다.
세계 완성차 시장 1위 토요타 역시 PBV 사업에 적극적이다. 토요타는 지난해 10월 ‘2023 재팬모빌리티쇼’에서 새로운 PBV인 ‘카요이바코’를 공개했다.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는 데다 선반이나 캠핑 장비 등을 탈착할 수 있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박스형 밴”(모터트렌드)이라는 찬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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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V 이어 로봇 분야도 협력
완성차업계와 물류기업 간 협력은 로봇 분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는 최근 현대차그룹 관계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사의 사족 보행 로봇 스팟을 활용해 CJ대한통운과 무인 배송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택배차에서 내린 물품을 로봇 개 스팟이 집 앞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패션 전자상거래 기업인 오토그룹과 물품 이동 로봇 스트래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물류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10㎏ 이하 물건을 배달할 수 있는 배송 로봇을 공개하며 물류·유통 기업과의 추가 협업을 예고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PBV는 내연기관과 달리 구조와 설계 변경이 자유롭다”며 “이런 장점으로 관련 시장이 더 커지고 업계 간 협력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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