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참사 10주기 앞두고 열린 '4.16기억문화제 in 서울'... "승리해 온 10년, 앞으로도 계속"
[소중한 기자]
▲ 루시드폴 - 아직, 있다 [세월호 10주기 문화제] ⓒ 소중한
▲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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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우린 승리해 왔습니다."
사회를 맡은 변영주 영화감독이 목소리를 높이자 시민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곧장 변 감독은 "우린 10년간 한국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 시민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라며 "오늘은 추모와 동시에 우리의 승리를 축하하고 여전히 잊지 않고 싸울 것을 각오하는 자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변 감독이 "심지어 농담도 몇 개 준비했다"고 말한 것처럼,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은 시민들의 눈물과 미소가 함께한 현장이었다.
▲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사회자 변영주 영화감독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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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딸 김수진 학생을 잃은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맞다. 오늘 이 자리는 힘이 빠지는 그런 문화제가 아니다"라며 "기억하고 행동하며 지난 10년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우린 실패하지 않았고 또 이 자리에 함께할 만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굳이 1970년 남영호 침몰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것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국민 304명이 바닷속에 수장된 것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2년 전 젊은 생명들이 길을 걷다 억울하게 희생된 이야길 하지 않아도, 평범한 시민들이 출근길에 지하차도에서 죽은 일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우린 대한민국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만들지 못한 안전사회를 꼭 만들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모여 있다는 것을 희망으로 삼아 10년 뒤, 20년 뒤에도 끝까지 싸우겠다." - 김종기 위원장
문화제 온 총선 당선자들 향해 "협박의 박수 보내자"
▲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김수진 학생 아버지)이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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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세월호 세대' 청년인 하제인씨가 문화제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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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세대'인 하제인씨는 무대에 올라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기억하자.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내야 했으니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라며 울먹였다. 그가 오른 무대엔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잊은 적 없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떨리는 손을 애써 붙들며 발언을 이어간 하씨는 "대통령은 자꾸 나와 세월호 참사를 사고라고 표현했고 정치인들은 참사의 본질을 계속 왜곡했다"라며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에서도 8년 전 악몽이 반복됐다. 여전히 이상하고, 여전히 답답하고, 또 여전히 역겹기까지 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사회 건설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 주변도 바뀌어야 하고 법과 제도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치를 설득해야 한다"라며 "아이러니하게도 그건 또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10년 뒤, 20년 뒤에도 기억하자. 더욱 안전한 사회로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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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사회를 맡은 변영주 영화감독이 문화제 중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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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씨 발언 직후 변 감독 또한 정치의 역할을 강조하며 "우리 협박의 박수를 보내자"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22대 총선(4월 10일) 당선인들을 향한 변 감독의 발언에 시민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변 감독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거론하며 "우리 모두가 이제 앞으로 4년 동안 협박해야 할 사람들이 오늘 이 자리에 오신 것 같다. (오늘 참석한 당선인들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비롯한 수많은 민생법안을 반드시 제정하겠다고 우리 앞에서 약속했다고 믿는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무대에 오른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이주영씨 아버지)는 "잘못된 방향으로 국정을 이끈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에게 (총선에서) 매서운 회초리를 내리친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했다"며 "우리는 이런 위대한 국민들과 함께 22대 국회가 생명안전 국회가 될지 지켜보고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노래' 부른 루시드폴 "누군가 같이 불러주는 곡"
▲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고 이주영씨 아버지)이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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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문화제에 참여한 가수 루시드폴이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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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엔 가수 루시드폴, 성악가 홍일(베이스), 떼루아유스콰이어합창단, 세월의 울림(시민합창단)이 참여해 공연을 이어갔다.
루시드폴은 세월호 참사, 특히 단원고 학생들을 생각하며 2015년 만든 <아직, 있다>를 이날 공연곡으로 택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만든 곡이다. 이 곡은 그때 이후로 제 기억엔 한 번도 빠짐없이 공연을 하며 불렀던 것 같다"라며 "그리고 노래를 부를 때마다 왠지 저 혼자 부르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누군가 같이 노래해주는 것 같기도 한, 가장 특별한 노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 꽃들이 피던 날 난 지고 있었지만 꽃은 지고 사라져도 나는 아직 있어 / 손 흔드는 내가 보이니 웃고 있는 내가 보이니 / 나는 영원의 날개를 달고 노란 나비가 되었어 / 다시 봄이 오기 전 약속 하나만 해주겠니 /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 루시드폴 <아직, 있다> 중
▲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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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많은 시민이 문화제에 앞서 사전 행사에도 참여했다. 행사장에는 30여 개 각계 단체의 부스가 꾸려져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잊은 적 없다"는 문화제 주제를 공유했다.
"그 동안 꽃이 화려하게 피는 4월이면 마음 한편이 무겁고 아팠다. 그 시간 동안 우린 낡고 헤진 노란리본을 지키기 위해 뛰어왔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서로의 가방과 옷깃에 달린 노란리본을 보며 우린 여전히 기억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우린 가만히 있지 않겠단 약속 또한 지켜왔다. 세월호의 참상을,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에 맞서 싸워왔다. 우리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만들겠단 다짐을 지키고자 행동해왔다.
그러나 부족함도 있었나 보다.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의 온전한 처벌을 다 해내지 못해 이태원 참사라는 또다른 참사와 마주했다. 사회 곳곳의 위험이 여전히 우릴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약속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한결같이 우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서로가 서로를 확인하고 스스로를 확인하며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합시다. 10년간 우리 멋있었다. 앞으로 더 당당하게, 함께 행동해 나가자." - 4.16연대 공동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4.16연대 공동대표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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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문화제에 참여한 떼루아유스콰이어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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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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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둔 주말인 13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렸다. 문화제에 참여한 성악가 홍일(베이스)씨가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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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의 사전 행사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일대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