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표 ‘정부·병원 비판’ 글 언급…“의정 갈등 피해자 행세”

김한나 2024. 4. 1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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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의대 교수들과 병원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의료, 의사 단체들이 물밑 협상에 나서면서 강성 투쟁을 이끌어온 전공의들의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과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 의료계는 그간 전공의들이 다치는 일을 막겠다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의료계의 결속을 모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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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병원 교수들, 착취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
“의료 상업화·시장화 방치한 국가의 책임 지대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의대 교수들과 병원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의료, 의사 단체들이 물밑 협상에 나서면서 강성 투쟁을 이끌어온 전공의들의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1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12일 밤 페이스북에 ‘1만2000명에 휘둘리는 나라, 전공의를 괴물로 키웠다’라는 제목의 한겨레신문 기사를 링크하며 “전공의들에게 전대미문의 힘을 부여한 것은 다름아닌 정부와 병원”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수련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이 생기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문제의 당사자인 병원들은 의-정 갈등의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하며 그 부담을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수도권의 대학병원들은 2028년까지 수도권 인근에 경쟁적으로 분원을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이한 인력구조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도 대립각을 세우며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의료 체계의 상업화, 시장화를 방치해온 국가의 책임이 지대하다”고 질타했다. 박 위원장이 쓴 글은 링크한 기사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박 위원장이 이같은 글을 올린 것은 장기간 의료 공백 상황의 해결을 위해 의료계가 결속하는 상황에서 강성 전공의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위원장의 SNS 글이 알려지자 의사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자신의 SNS에 “직접 쓴 글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문단을 복사해 넣은 것은 그 부분과 뜻을 같이 한다는 의미”라며 “워딩의(이) 부적절하다는 주장과 교수들을 비롯한 일부 의사들이 분노하거나 불쾌해하는 것에 대해 저도 동의한다”고 적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과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 의료계는 그간 전공의들이 다치는 일을 막겠다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의료계의 결속을 모색해왔다. 의사인력 대부분을 전공의로 채워온 수련병원은 상당수가 의료공백 장기화로 경영이 악화됐다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수도권 5대 대형병원에 속하는 서울아산병원은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 등에게 무급휴가를 반강제로 권고하는 의료기관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9일 “병원을 떠난 지 7주가 지났다고 한다. 그 사이 정부는 5000억을 썼다고 하고 서울아산병원은 500억원 적자라고 한다”면서 “전공의들은 대부분 최저시급을 받아왔다. 그동안 도대체 전공의를 얼마나 부려 먹은 걸까. 누구의 잘못인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140분간의 면담을 마치고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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