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으로 (오)지환이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책임감 강한 지환이를" [현장:톡]

최원영 기자 2024. 4. 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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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은 제자의 마음을 헤아렸다.

오지환은 염경엽 감독에게 "주장으로서 부족함이 있다고 계속 생각해 왔다. 주장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야구에 집중하고자 주장직을 내려놓고 싶다"고 요청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주장으로 한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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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사령탑은 제자의 마음을 헤아렸다.

LG 트윈스는 지난 12일 선수단 주장을 교체했다. 오지환에서 김현수로 바꿨다. 오지환은 염경엽 감독에게 "주장으로서 부족함이 있다고 계속 생각해 왔다. 주장에 대한 책임감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야구에 집중하고자 주장직을 내려놓고 싶다"고 요청했다. 염 감독이 이를 수용하며 김현수가 완장을 이어받았다.

오지환은 지난 12일까지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8(63타수 15안타) 4타점, 장타율 0.270, 출루율 0.324 등에 그쳤다.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반등을 꾀하려 한다.

염 감독은 13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오지환을 떠올리며 "전적으로 도와주고 싶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처음엔 '(오)지환아 이것도 이겨내야지',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줄게'라고 했다"며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고,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지환은 지난해 주장으로 한 시즌을 보냈다.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뒷받침하며 '우승 캡틴'이 됐다. 특히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며 활짝 웃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내야수 오지환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런데 올해 개막 약 3주 만에 주장 완장을 반납했다. 염 감독은 "작년에도 주장을 하며 엄청나게 힘들어했다. 지환이는 책임감이 무척 강한 아이다. 잘 해내려 하고, 잘하고 싶어 한다"며 "야구까지 여러 가지를 잘하려다 보니 더 어려워하고 힘들어했던 것 같다. 그래도 지난해 잘 버텨줬다. 올해 스트레스가 조금 세게 온 듯하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그동안 주장으로서 열심히 해줬다. 100% 자기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이제 좀 편하게 야구해라'라고 말했다"며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미소 지었다.

김현수가 다시 선수단의 공식 리더로 자리 잡았다. 김현수는 앞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주장직을 소화한 바 있다. 염 감독은 "그동안 (김)현수와 지환이가 사실상 공동 주장으로 지내왔다. 그냥 완장의 주인만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수가 약한 부분을 지환이가, 지환이에게 없는 부분을 현수가 채워주곤 했다. 지환이는 합리적인데 현수는 약간 더 '꼰대'다"며 "이게 조합이 아주 좋다. 현수가 주장을 한다고 해도 지환이가 분명 자기 역할을 할 것이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김현수는 평소에도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염 감독은 "현수의 강한 면들을 (박)동원이, (박)해민이, 지환이 등이 커버해 준다. 우리 팀이 잘 돌아가는 이유다. 강약이 같이 있어 아주 좋다"며 "강한 선배들만 있으면 후배들이 힘들다. 센 사람도 있고, 풀어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때로는 '형 너무 세' 이렇게 이야기도 해줘야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가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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