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금지' 美대선 최대 쟁점…부통령 "트럼프가 설계자"

이소진 2024. 4. 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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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가 낙태금지법을 160년 만에 되살리며 낙태 권리가 미국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주 대법원이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임신 중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과거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한 지 사흘 만에 애리조나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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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통령, 낙태금지법 부활 애리조나 방문
"트럼프, 미국 1800년대로 돌리고 싶어해"

미국 애리조나주가 낙태금지법을 160년 만에 되살리며 낙태 권리가 미국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낙태금지의 설계자"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최대 경합지 중 하나인 애리조나주를 찾아 낙태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

12일 애리조나주 투산 유세에서 연설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연합뉴스]

그는 투산 지역 유세에서 "트럼프는 이 의료 위기의 설계자"라며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어떤 모습이겠나. 더 많은 금지, 더 많은 고통, 더 적은 자유"라고 경고했다.

그는 "애리조나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는 기본적으로 미국을 1800년대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1800년대가 아니라 2024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주 대법원이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임신 중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과거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한 지 사흘 만에 애리조나를 방문했다.

AFP 통신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주요 경합주 중 한 곳인 애리조나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 보이며, 청년층과 여성 그리고 라틴계 유권자 등 핵심 지지층을 결속하기 위한 광고 캠페인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연방법이나 주법에 1864년 법령의 운영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며 4대 2로 낙태금지법이 지금도 시행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1864년 제정된 애리조나주의 낙태금지법은 다른 주들이 임신 초기 낙태를 허용하는 입법을 하면서 사문화된 상태였다. 하지만 2022년 6월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의 결정에 맡긴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공화당 소속의 당시 법무부 장관은 주 법원 판사를 설득해 낙태금지법 집행에 대한 차단 조처를 해제하게 했고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도 예외로 두지 않고 있으며, 낙태 시술을 하는 의사나 낙태를 돕는 사람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로(로 대 웨이드 판결)를 뒤집는 것은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빼앗기 위한 더 큰 전략의 서막에 불과했다"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법관 3명을 직접 지명한 이유는 로 판결을 뒤집기 위한 것이었고 그의 의도대로 그들은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대법원판결이 나오기 직전엔 낙태 문제에 대해 "각 주가 투표나 입법에 의해 결정할 것이며 결정된 것은 해당 주의 법이 돼야 한다"라고 했지만, 판결이 나온 직후에는 "애리조나 판결이 너무 멀리 갔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하면서 애리조나주가 판결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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