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해야 하는가' 질문에, 100명 모였다
[박성우 기자]
▲ 12일 오후 7시,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 강당에 백여 명의 달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
ⓒ 플랫폼C |
12일 오후 7시, 서울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 강당에 백여 명의 달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반년 넘게 멈출 줄 모르는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연대하고픈 시민들이었다.
17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우리는 왜 팔레스타인과 연대해야 하는가?'라는 이름의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진행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의 이영아 활동가가 했으며, 발제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젬마 활동가와 플랫폼C의 홍명교 활동가가 맡았다.
먼저 발제에 나선 젬마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민중의 삶'을 주제로 1시간가량 발표했다.
젬마 활동가는 "작년 10월부터 계속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을 단순히 파편화된 키워드로만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 땅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종합적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이 땅에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그 맥락 파악이 아주 중요하기에 이런 주제로 발제를 맡게 됐다"고 했다.
▲ 이스라엘의 폭력을 멈추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기업이나 집단에 윤리적 책임을 묻는 'BDS운동' 참여하기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기 ▲식민지배를 겪은 국가인 한국의 시민으로서 연대의 책무가 있음을 잊지말기 등 세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박성우 |
젬마 활동가는 19세기 이후 유대인 사회에 등장해 팔레스타인 땅을 식민화하고 팔레스타인 인민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는 시오니즘에 팔레스타인 민중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땅에서 고통받고 있다면서 "이처럼 팔레스타인 민중의 존재 자체를 제거하려는 시오니즘과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학살을 연결지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기존 제국주의 국가였던 영국이 시오니즘 국가 건설을 용인함에 따라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고 이로 인해 나크바(대재앙)가 시작돼 75만 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민중이 난민이 됐다고 설명하면서 "팔레스타인 민중을 제거하기 위한 나크바는 1948년에 단발성으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라고 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젬마 활동가는 여러 역사적 맥락을 언급하면서 점령 이후 "건국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저지르고 있는 짓은 명백한 국가 테러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은 존재의 제거에 항거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며 양비론적 관점을 지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러한 이스라엘의 폭력을 멈추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기업이나 집단에 윤리적 책임을 묻는 'BDS운동' 참여하기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기 ▲식민지배를 겪은 국가인 한국의 시민으로서 연대의 책무가 있음을 잊지말기 등 세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며 토론회 참가자들에게 연대의 힘을 간과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 일본에서 학생 세 명이 팔레스타인 연대체를 결성해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인 군수기업 이토츄상사를 압박하는 서명운동을 벌인 끝에 해당 기업이 협력 관계를 종료하기도 했다. 지난 1월 15일 이토츄상사 본사 앞에서 시위하는 일본 시민들의 모습. |
ⓒ Choose Life Project 유튜브 |
이어 발제를 맡은 홍명교 활동가는 '팔레스타인 국제 연대 운동 현황과 사회운동의 과제'라는 주제로 30여 분간 발제를 이어갔다.
홍 활동가는 세계의 여러 학자들과 활동가들이 이번 참극을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이스라엘의 점령과 식민주의가 유발한 것이라고 지적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지적은 팔레스타인에 우리가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이 비극을 끝낼 수 있을 것인지 많은 이들이 고민할 수 있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이 비극의 성격을 규정하고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려고 애를 쓴 것 또한 그러한 고민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활동가는 앞서 젬마 활동가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맥락을 소거한 채 양비론적 관점만을 부각하는 주류 미디어 및 일부 지식인들의 그릇된 잣대를 비판하며 "양비론적 관점을 넘어서 지치지 말고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고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계속해서 얘기함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행동이 시작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 활동가는 시오니즘에 반대하는 유대인들의 행동, 중동·북아프리카 및 동아시아의 팔레스타인 연대, 노동자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연대 활동을 설명했다.
특히 홍 활동가는 일본에서 학생 세 명이 팔레스타인 연대체를 결성해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인 군수기업 이토츄상사를 압박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끝내 해당 기업이 협력 관계를 종료한 사례를 언급하며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에 연대하는 것만이 지배계급이나 통치자들을 흔들고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연대 활동의 참여를 촉구했다.
발제 이후에는 참가자들과 발제자들 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자신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학생 회원이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최근 이스라엘이 병원에도 공습을 저질러 많은 환자와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들었다. 보건의료적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자료가 파악되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젬마 활동가는 "모든 의료적 행위들 자체가 많은 제한을 받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뒤 사회를 맡은 이영아 활동가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비극을 끝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연대를 조금 더 폭넓게, 영향력 있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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