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호텔 男女 사망사건, 돈 목적 계획범죄 가능성

사전에 범행도구 미리 준비…우발적 범행 아냐
남성 1명의 휴대폰에서 도박 관련 정황 포착
경찰, 숨진 남녀 사이 돈 관계와 채무 등 확인

기사의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녀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 사건의 범행동기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남성들이 여성들을 살해하기 위한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한 정황으로 볼 때 계획범죄의 가능성이 높으며, 이 네 사람 사이에서는 원한관계도 발견되지 않아 돈을 목적으로 한 범행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3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파주시의 한 호텔 객실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 2명 모두 손과 목이 케이블타이로 묶여 있었는데, 호텔 밖으로 투신해 사망한 두 남성은 입실할 때부터 이 케이블타이를 미리 준비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여성들의 입을 막은 청테이프도 발견됐다.

이처럼 살해 도구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 등은 드러났지만 남성들의 범행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범행동기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호텔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여성들은 호텔에 입장할 때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객실 내에서는 이들의 휴대전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경찰은 여성들이 객실에 들어선 뒤 남성들에게 제압당하고 휴대전화를 빼앗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마약 등 약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숨지기 전 남성들과 여성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나눈 대화 내용에서도 치정이나 원한관계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했다는 점에서 돈을 목적으로 여성들을 호텔로 유인한 계획범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숨진 남성 중 한 명의 휴대전화에서 도박 관련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이들 남녀 사이의 돈 거래 상황과 채무관계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이 완료되면 어느정도 내용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좀 더 진행해야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37분 파주시의 한 호텔에서 남성 2명이 투신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호텔방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숨진 여성 중 한 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했으며, 경찰이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해 해당 호텔 객실까지 찾아 오자 남성들이 투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여성들의 사망원인은 목졸림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소견이 나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