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무기수출 2위' 독일, 국내외 반발 휩싸여
[박성우 기자]
▲ 12일 <가디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발급된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 수출 라이선스를 취소하도록 정부에 지시할 것을 요청하는 소송이 독일 국내 법원에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
ⓒ <가디언> 보도 갈무리 |
12일 <가디언>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발급된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 수출 라이선스를 취소하도록 정부에 지시할 것을 요청하는 소송이 독일 국내 법원에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독일은 미국에 이어 이스라엘에 두 번째로 큰 무기 수출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소송은 가자지구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스라엘로부터 일종의 집단적 응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팔레스타인인 5명을 대신해 4개 인권 단체가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 소송은 녹색당이 주도하는 연방경제기후보호부, 즉 전쟁무기 통제법에 따라 수출 허가를 담당하는 부서를 상대로 제기됐다"면서, 소송을 대리하는 인권단체 중 하나인 유럽헌법인권센터(ECCHR)의 성명 내용 중 "독일 정부가 무기거래조약, 제네바 협약 및 독일이 비준한 제노사이드 협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대목을 인용했다.
또한 <가디언>은 "서면 절차를 통해 처리될 것으로 보이는 이 소송은 독일의 대전차 무기 3천 정 판매에 가장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독일이 이스라엘에 수출한 무기의 금액은 3억 2650만 달러(약 4422억 원)에 달한다.
"어떤 어머니도 이런 상실 겪어서는 안 된다"
한편 해당 소송 당사자인 다섯 명의 팔레스타인인 중에는 가자지구 전쟁으로 집과 직장은 물론 가족을 잃고 난민인 인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 중 한 명은 <가디언>에 "북쪽에서 탈출한 후 우리가 머물고 있던 난민 캠프에 이스라엘이 발포했을 때 다섯 명의 아이들이 모두 죽었다"며 ""독일은 이 전쟁을 부추기는 무기를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다른 어떤 어머니도 이런 끔찍한 상실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볼프강 칼렉 ECCHR 사무총장은 <가디언>에 국제법과 인권은 "기본"이라면서 "규칙에 기반하고 인권 지향적인 독일 외교 정책의 기본 전제 조건은 자체 의사 결정에서 법을 존중하는 것이다. 국제 인도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 명백한 전쟁에 무기를 수출한다면 독일은 그 가치에 충실할 수 없다"며 독일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을 비판했다.
<가디언>은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또한 가자지구를 지옥으로 묘사하며 이스라엘에 대해 점점 더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독일은 역사적 이유로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는 것이 외교 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니카라과도 독일에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하라"... ICJ 제소
독일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을 막아선 건 비단 국내 인권단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니카라과 또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독일을 상대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 중단을 명령할 것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니카라과는 ICJ에 보낸 소장에서 독일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살해한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한심한 일"이라면서 독일은 "자위권과 대량 학살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독일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러한 니카라과의 비판에 독일 외무부의 법률 고문인 타니아 폰 우슬라-글라이헨은 "우리의 역사는 이스라엘의 안보가 독일 외교 정책의 핵심이었던 이유"라며 "독일은 무기와 기타 군사 장비 수출 형태를 포함해 이스라엘에 지원을 제공했지만, 니카라과는 이러한 품목의 품질과 목적을 심각하게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가디언>은 니카라과의 제소에 대해 "ICJ는 몇 주 안에 니카라과 사건에 대해 임시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종 판결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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