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미분양 여전, 원인은 ‘교통 인프라’ [GTX, 그 후②]

조유정 2024. 4.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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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미분양 단지인 ‘코아루 카보드 줌 시티’. 사진=조유정 기자

경기 화성시의 부동산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GTX 개발 호재가 있는 동탄역 인근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나 봉담읍 등 일부 지역은 악성 미분양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같은 지역 내 다른 부동산 온도 차이 원인으로는 ‘교통 인프라’가 지목됐다.

13일 국토교통부의 ‘2024년 2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경기도내 미분양 주택은 809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6069가구 대비 33.4%(2026가구)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867가구로 전월(1만1363가구) 대비 4.4% 늘었다. 특히 이 중 10%(1183가구)에 속하는 물량이 경기 지역으로 조사됐다. 또, 경기 지역 최다 미분양은 경기 화성시로 183가구(15.4%)가 악성 미분양으로 나타났다.

화성 시내 최다 미분양 단지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코아루 카보드 줌 시티’(도시형생활주택)로 조사됐다. 코아루 카보드 줌 시티는 총 288가구로 2019년 2월 분양을 시작해 2021년 2월 입주했으나 2월29일 기준 146가구가 미분양인 상황이다. 입주 물량의 절반가량이 미분양인 상태로 남아있다. 

인근 주민들은 미분양 원인으로 교통을 지목했다. 경기 화성시 봉담읍 주민 김모(29)씨는 “인근에 대학가가 있긴 하지만 개발 호재가 적고 교통이 불편하다”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동탄과 가격차이가 더욱 심화될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주민 정모(40대)씨도 “동탄은 화성의 대도시 느낌이고 미분양 난 단지들은 시골 느낌이다. 인프라 차이가 크다”라며 “같은 시에 위치했지만 전혀 다른 동네”라고 밝혔다.

GTX 교통 호재가 있는 동탄역 동탄신도시는 최고가를 경신하고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인근 새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조유정 기자

실제 봉담읍 주민들은 GTX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탄역 인근 거주 시 광역버스로 80분 걸리는 수서~동탄 출퇴근이 GTX 이용 시 20분으로 단축 가능해 출퇴근 단축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코아루 카보드 줌 시티(봉담읍) 거주자들은 동탄역 GTX-A와 20.8km가 떨어져 있어 GTX 이용이 더 번거로운 상황이다. 

코아루 카보드 줌 시티 거주 주민이 GTX 이용하기 위해서는 동탄역까지 자차 약 30분~40분, 버스로는 약 1시간15분 이동해야 한다. 여기에 GTX 20분을 더하면 수서역까지 최소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이상이 소요된다. 오히려 GTX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수서역까지 자차 1시간(39.9km), 대중교통 약 1시간30분이면 갈 수 있다. 갈아타는 시간과 열차 시간 등을 감안 시 동탄역을 거치지 않는 것이 더 효율적인 상황이다.

미분양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 과잉 공급도 예정됐다. 부동산 정보 조회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화성시의 적정 수요 물량은 4749세대다. 그러나 2563가구가 공급된 2020년을 제외하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과잉 공급이 쏟아진다. 연도별로는 △ 2019년 1만6742가구 △ 2021년 7474가구 △2022년 1만1441가구 △2023년 1만126가구 △2024년1만3803가구 △2025년 844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GTX 호재를 기반으로 공급 물량이 쏟아졌던 화성시는 급격히 미분양 물량이 쌓인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1월 발표한 ‘2023 부동산시장 점검’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경기도 전체 입주 물량 중 14%가 공급됐다. 동탄신도시가 개발되며 화성시 인구가 급증했고 저금리 상황에 GTX-A(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계획 등의 호재로 아파트 공급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때 남은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추가 공급이 예정되며 지역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지역 내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수석전문위원은 “GTX 개통에 따른 후광효과는 역세권 지역에만 해당한다”라며 “모든 지역에 걸쳐 집값 상승효과를 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GTX역과 연계된 트램 등 노선이 없어서 역세권과 비역세권 지역 차이가 더 큰 것 같다”면서도 “GTX를 둘러싼 옥석 가리기 현상이 더 확실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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