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金' 주역 송승준, 위증죄 2심도 유죄...징역 6월+집행유예 1년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위증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롯데 자이언츠 선수 송승준과 김사율이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항소3-2부(부장판사 이소연)는 12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송승준 등 2명에 대해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송승준은 지난 2021년 7월 12일 자신들에게 금지약물을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재판받던 A씨와 B씨의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구입 당시 약물이) 성장호르몬인지 몰랐고, 줄기세포 영양제라고 말해줬다"고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2017년 3월 전직 프로야구 선수였던 A씨와 헬스트레이너인 B씨는 송승준을 비롯한 선수들에게 1600만원을 받고 의약품인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승준은 현행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 매수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약물을 판매한 A씨는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B씨로부터 성장호르몬이라고 들었고, 맞은 지 8시간 내지 12시간이 지나면 소변으로 검출되지 않아 도핑에서 안전하다고 듣고 송승준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설명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송승준과 김사율이 '진짜 괜찮은 거냐, 도핑에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하며 "위증죄는 사법절차에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중대한 범죄이고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해 엄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허위 증언이 약사법 위반 사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2017년 3월 당시 금지약물에 해당하는 성장호르몬인 아젠트로핀(Agentropin)을 소지해 프로스포츠 도핑방지 규정 제2조 6항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됐다. 이에 2021년 5월 25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제재위원회로부터 2021년 정규시즌 총 경기수의 50%에 해당하는 72경기 출전정지 제재를 부과받았다.
이후 7월 23일 개최된 항소위원회에서도 송승준이 제기한 항소가 기각됐다. KADA로부터 부과받았던 정규시즌 72경기 출전정지의 제재가 최종 유지됐다.
제재는 KADA 제재위원회 청문 종결일이었던 지난 5월 25일부터 적용되어 24일 현재 48경기가 소화됐고, 송승준은 제재 기간 동안 KBO 리그는 물론 퓨처스리그에도 출장할 수 없었다.
송승준은 2021년 3월 금지약물 소지 이슈가 불거진 뒤 불명예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 송승준은 "A 선수로부터 '줄기세포 영양제'라고 주장하는 제품을 권유받았으나 해당 제품이 금지약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되돌려줬다"며 "금전 거래와 약물 복용 사실 역시 일체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송승준에게 (금지약물을) 돌려받은 적이 없다"며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송승준에 따르면 그는 해당 시점 이후 KADA에서 진행한 공식 도핑테스트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KADA는 송승준의 금지약물 '소지'를 문제 삼았다.
송승준은 은퇴를 앞두고 있어 징계의 실효성이 크지 않았다. 다만 송승준은 명예로운 은퇴를 위해 이번 KADA의 징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KADA는 기존 징계를 그대로 유지했다.
송승준은 KADA의 징계와 별개로 자신의 위증 혐의 역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2022년 9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역시 1심과 똑같은 판단을 내렸다.
1980년생인 송승준은 1999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차분히 경험을 쌓은 뒤 빅리그 콜업을 눈앞에 뒀었지만 부상 불운 속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
송승준은 이후 2007년 KBO의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 KBO리그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2020년까지 통산 338경기 109승 85패,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하며 2010년대 롯데를 대표하는 투수로 활약했다.
송승준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 출전해 대한민국의 역사상 첫 올림픽 구기 종목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출전해 태극마크를 달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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