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된 농심 짜파게티, 91억개 팔렸다…롱런 비결 봤더니
식품 전문업체 농심이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맞아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오는 29일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을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1984년 3월 출시된 짜파게티는 누적 판매 91억개로 지구 43바퀴를 이을 수 있는 양이다. 짜파게티 누적 매출액은 3조9000억원이며 지난해 매출은 2420억원이었다.
짜파게티는 농심 신라면에 이은 국내 라면 2위 제품으로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80%에 달한다. 2020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등장해 전 세계에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짜파게티의 이런 성공 이면에는 농심의 국내 최초 짜장라면인 '짜장면'의 실패가 있었다. 농심이 1970년 이 제품을 내놓았을 때는 생산라인을 풀가동할 정도로 인기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방품이 쏟아졌다. 또 보통명사 짜장면을 제품명에 그대로 쓴 탓에 차별성이 없어 금세 판매가 위축됐다.
1980년대 들어 농심은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짜장라면을 만들기로 했다. 당시 신제품 개발 주요 포인트는 '면에 잘 비벼지는 스프', '한층 진한 맛', '독창적인 제품명'이었다. 신제품 이름은 '짜장면'과 '스파게티'의 합성어인 '짜파게티'로 정했다. 당시 짜장라면 제품명이 대부분 'OO짜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개성 있었다.
짜파게티는 출시 당시 가격이 200원대로 기존 150원대 제품보다 높았지만, 초반부터 큰 인기를 얻었고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짜파게티가 '국민라면'이 된 데는 "짜라짜라짜 짜∼파게티∼",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광고도 큰 역할을 했다.
심규철 농심 면마케팅실장은 이날 팝업스토어 개장 행사에서 "짜장면은 특별한 날에만 먹던 고급 외식 메뉴였는데 짜파게티가 출시된 후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짜파게티는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28만건인데 라면 중에 제일 많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짜파게티를 계란, 치즈, 파김치 등 다양한 재료와 함께 먹는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물이 많다.
농심은 짜파게티 40주년을 기념해 신제품 '짜파게티 더 블랙'을 오는 29일 출시한다. 심 실장은 신제품의 특징으로 "더 진하고 고소한 맛, 더 탱탱한 면, 더 큼직한 건더기, 고칼슘"을 꼽았다. 또 기존 짜파게티는 유탕면이지만 신제품은 건면이라 칼로리가 낮다고 설명했다.
기존 '올리브 짜파게티' 가격은 편의점 기준 1200원인데 '짜파게티 더 블랙'은 이보다 비싼 1600원 안팎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짜파게티의 해외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신라면이 지난해 해외에서 7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된다. 이와 관련해 심 실장은 "짜파게티가 지난 40년간 한국에 머물렀지만 이제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라면으로 만들어보자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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