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홍준표를 총리로" 洪 "우리가 키운 이준석"…서로 띄우는 이유
4·10 총선이 여권 참패로 종료되자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총선 참패 책임에서 거리가 먼 두 사람은 서로를 띄워주며 화살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돌리고 있다.
이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에 그나마 젊은 층이 관심 가지려면 한덕수 총리의 후임 총리부터 화끈하게 위촉해야 한다”며 “홍 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방법”이라고 썼다. 총선 참패 후 사의를 표명한 한 총리 후임으로 홍 시장을 추천하며 홍 시장의 중앙 정치복귀를 거론한 것이다.
홍 시장은 같은 날 자신의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에 이 대표를 언급하며 “괜찮은 정치인이다. 당선을 축하한다”고 썼다. 12일에는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가리켜 “우리가 야심 차게 키운 이준석”이라고 추켜세웠다.
홍 시장은 같은 글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당을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며 셀카만 찍다가 말아 먹었다”고 직격했다. 곧장 새 게시물을 올려선 한 전 위원장을 “문재인 믿고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모질게 짓밟던 애”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 적폐청산 수사를 담당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한 전 위원장과 각을 세우는 것은 이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총선 결과가 발표된 11일 SBS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의 선거 결과는 황교안 대표 당시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본인이 결과를 못 받아들일 것”이라며 “패배는 ‘나 때문이 아니다’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총선 후 이 대표와 홍 시장이 뭉치는 모양새가 확연하다. 이들은 2022년 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밀착했다. 친윤계 중심으로 “이 대표가 공공연하게 홍준표 후보를 밀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에선 두 사람이 공조하는 것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의 복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았지만 한 전 위원장이 정치를 계속할 의지는 내비친 만큼 공간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결국 대선 때문이지 않겠냐”며 “경쟁자는 적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범야권’을 표방 중인 이 대표가 결국은 여권으로 돌아올 것이란 해석과도 맞닿아있다.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극적으로 원내에 입성하며 대권 주자로 단숨에 떠올랐다”며 “한 전 위원장도 보수 진영 내 잠재적 경쟁자인 만큼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도 본인도 한 전 위원장이 취임 초 보수층 내 압도적 지지를 받을 당시 “이제 한동훈은 경쟁자”라고 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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