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48시간내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이軍, 최고 경계 태세

이란이 48시간 내에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 사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천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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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48시간 이내 이스라엘 공격

이란인들이 지난 5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기 위한 시위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앞으로 24~48시간 이내에 자국 남부 또는 북부에 대한 이란의 직접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다만 또다른 소식통은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 직접 공격을 논의 중이나 최종 결정은 하지 않은 상태라고도 전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이번주 초, 이란 또는 친이란 대리 세력에 의한 이스라엘의 자산 공격이 임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사안에 정통한 미국 당국자 역시 미국 정보 보고서들을 토대로, 이란의 보복이 수일 내로 이뤄지며 이스라엘의 영토 내부를 겨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미국은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에게 텔아비브·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중심부를 벗어나지 말라고 전했다. 프랑스·인도 등은 자국 국민에게 중동 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높은 수준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직접 우리를 공격하면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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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에 개입하지 말라 요구

일각에선 이란이 이스라엘에 성급히 보복 공격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큰 확전을 피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에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지난 7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오만을 방문해 전달했다. 오만은 그동안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소통 역할을 해왔다.

이란은 오만을 통해 약 2년간 교착상태였던 자국의 핵 프로그램 협상 재개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은 이번 충돌을 막을 수 있다면 핵 회담 재개에 동의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이 개입될 수 있는 중동 지역 확대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대가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외무부에서 시리아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미국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공격에 미국이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라시아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분석가는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란은 전략적 딜레마에 빠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억제력 회복, 친이란 세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보복 공격은 감행해야 하지만, 자칫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더 크고 파괴적인 공격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도 "체면을 살리는 방식으로 보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란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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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독·러, 이란에 자제 촉구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 10일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지역에서 전차 주위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 각국도 이란을 향해 보복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에게 이란이 중동을 더 큰 충돌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역내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역시 중동 내 분쟁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모두 자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