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영입인재, 15명 당선…'정권심판' 류삼영은 낙선
이재명 공 들인 류삼영, 나경원에 밀려 낙선
'정치신인' 황정아, 5선 이상민 상대로 승리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15명이 22대 국회에 입성한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류삼영 서울 동작구을 후보 등 '정권심판론'의 전면에 앞세웠던 일부 후보들은 고배를 마셨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재 27명 가운데 24명이 총선에 출마해 15명이 최종 당선됐다. 지역구에서 13명, 비례대표로 2명이 금배지를 단다. 국민의힘은 영입 인재 42명 중 26명이 출마했고, 절반에 못 미치는 10명(지역 4명·비례 6명)만 당선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과반의 생존율을 보인 민주당이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면면을 놓고 보면 뼈아픈 대목들이 있다. 먼저 이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류삼영 서울 동작구을 후보의 낙선이다. 이 대표는 재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의 '원격 지원'까지 합하면 8차례에 걸쳐 류 후보 지지 유세를 펼쳤다. 총경을 지낸 류 후보는 현직 시절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총경회의를 주도하다 좌천된 뒤 조직을 떠난 인물이다.
'반(反)윤석열'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인사인 만큼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동작구을에 전략 배치했고, '정권심판론'의 선두에 세웠다. 출구조사 결과까지만 해도 류 후보의 당선이 점쳐졌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 대표의 지원이나 나 당선인이 가진 '윤석열 정부' 상징성을 고려해도 민주당 입장에선 아쉬운 지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과의 연결고리 없이 정권심판이란 어젠다만 과도하게 내세운 것이 패착 아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류 후보와 같은 이력을 가진 경찰 출신 이지은 서울 마포구갑 후보도 고배를 마셨다. 노웅래 의원이 17~21대 국회 가운데 18대를 제외하면 4선을 지낸 지역구다.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텃밭'에 공천을 받았으나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에게 불과 0.6%포인트(599표) 차이로 석패했다. 지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노 의원과의 결합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다.
아울러 '경제통'으로 22대 국회에서 활약을 기대할 만했던 후보들이 낙선했다. 경기 화성시을에 출마했던 공영운 후보는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출신으로, 미래차·반도체·배터리 산업 전반에 걸친 이해도가 강점이었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자녀 주택증여 논란으로 난항을 겪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게 당의 '텃밭'을 내줬다. 엔씨소프트 전무 출신 이재성 후보는 자진해서 '험지' 부산 사하구을에 출격했지만 '5선'을 지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에게 13.2%포인트 격차로 크게 패했다.
'정치신인' 과학자, 5선 상대로 승리
반대로 눈에 띄는 당선인도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지낸 황정아 당선인은 대전 유성구을에 깃발을 꽂았다. 올해 1월 민주당에 영입된 3개월 차 '정치 신인'이지만 17대 총선부터 무려 '5선'을 지낸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을 밀어냈다.
황 당선인은 카이스트(KAIST) 출신으로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로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고, 그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선거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승리한 적 없는 지역구란 점도 유리한 점이었다. 현역 이 의원은 당초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지역구를 20년간 지켜왔지만 정권심판론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서울고검장을 지낸 이성윤 당선인도 전북 전주시을에서 66.4%를 득표하며 압승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보다 무려 45.8%포인트 앞섰다. 이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이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된 시점부터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연합에선 강원교사노조 위원장을 지낸 백승아 당선인(3번), 국세청 차장을 역임한 임광현 당선인(4번)이 22대 국회에 입성한다. 지난해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으로 교사들의 권리를 전면에서 주창해온 백 당선인은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총선을 치렀다. 임 당선인은 국세청 시절 주로 조사파트에서 일했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 첫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국장에 올랐던 인사다. 조사4국은 조세 권력의 핵심으로 기획 세무조사 등을 전담하며 '대통령의 칼'이라 불리는 부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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