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통역, '557억 잃은' 미친 노름꾼이었다…"오타니는 무혐의 처분"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불법 도박 채무를 갚기 위해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돈에 손을 댔다가 해고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오타니에 대한 별다른 혐의점은 나오질 않았다.
연방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는 11일(현지시간)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원) 이상을 절취했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했다며 미즈하라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특히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실질적인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오타니의 은행 급여 계좌 개설을 도와줬다고 부연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를 약탈하기 위해" 오타니와의 신뢰 관계를 "이용하고 남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가 통역사 미즈하라의 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히면서 미즈하라가 오타니와의 특수한 관계를 이용해 그를 감쪽같이 속였다고 결론내렸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가 지난주 수사당국과 면담에서 미즈하라의 송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조사 결과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행위나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오타니 씨가 이 사건에서 피해자로 간주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차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타니는 LA 다저스 데뷔 무대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해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았으나 암초를 만났다. 자신의 통역 미즈하라의 도박 및 절도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심지어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원)로 추정되는 금액을 오타니의 자금에서 꺼내 쓴 것으로 밝혀졌다.
1~2차전 사이에 미즈하라는 자신의 범죄는 다저스 선수단 앞에서 시인했다. 이어 2차전부터는 자취를 감췄다. 미즈하라는 통역은 물론이고 오타나의 개인 생활 상당 부분을 맡아 해결, 오타니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으나 이번 일로 야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미국 당국은 은밀하게 오타니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거액이 송금된 사실을 확인해 조사를 시작했고, 통역인 미즈하라는 오타니 몰래 불법 도박을 한 뒤 오타니 돈에 손을 댔다고 시인했다.
이후 오타니 역시 미즈하라가 자신의 계좌에서 거액을 빼내 도박을 하도록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지만 오타니는 서울시리즈가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간 뒤 회견을 열어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6일 약 12분간 진행된 이번 회견에서 새로운 통역 윌리 아이어토와 나타난 뒤 "내가 믿었던 사람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고 충격이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미즈하라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면서 거짓말을 했다. 지금 심정은 충격을 넘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오타니는 자신이 미즈하라의 도박 자금을 송금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서울시리즈 1차전 직후 미팅 자리에서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영어로 말해 모두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미팅 자리에서)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는 내게 호텔로 돌아가 더 자세한 것을 둘만 이야기하고 싶으니 기다려달라고 해서 호텔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도박 중독인 것도, 빚이 있는 것도 몰랐다. 동의한 적도 없고, 송금을 허락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호텔에서 대화할 때 빚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계좌에 마음대로 접근해서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내 대리인에게 이야기했고, 절도와 사기로 고소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난 야구는 물론이고 어떤 스포츠 종목에도 베팅을 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대신 해달라는 부탁도 한 적이 없다"며 "도박업자와 접촉한 사실도 없으며 도박업자에게 빚을 갚는 것을 동의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야구 종목에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미즈하라의 주장과 달리 야구에도 베팅하고, 오타니가 이를 알았다면 합법이든 불법이든 오타니는 1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 중대 사안이다.
실제 에스트라다 검사도 오타니에 대해선 무혐의로 결론내렸다.
미즈하라는 조만간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미즈하라의 혐의인 은행 사기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이지만, 연방 양형 지침에 따라 사건별 형량은 그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다.
검찰이 공개한 미즈하라의 진술서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
미즈하라는 2018년 오타니가 애리조나주의 한 은행 지점에서 계좌 개설을 하는 것을 도왔고 세부 개인 정보를 설정할 때도 통역을 해줬다. 오타니는 MLB에서 뛰면서 받은 급여를 이 계좌에 입금했다.
이후 미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댔고, 몇 달 뒤부터 상당한 금액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있는 연락처 정보를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변경했다.
미즈하라는 또 은행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인 뒤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불법 도박업자에게 돈을 송금하는 것을 승인하게 했다.
아울러 미즈하라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 등에서 야구 카드 약 1000장을 약 32만5000달러(약 4억4500만원) 구매한 혐의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검찰 기소장을 인용해 미즈하라가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기간에 약 1만9000건, 하루 평균 약 25건의 베팅을 했다고 전했다. 그가 잃은 돈은 557억원에 이른다. 미즈하라는 갚지 못한 도박 빚이 쌓이자 지난해 11월 19일 도박업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지난 몇 년간 가상화폐에 투자해 많은 돈을 잃었고 스포츠에서도 큰 타격을 입었다"며 변제 금액을 합의할 방법은 없는지 묻기도 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뒤 도박업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가 그(오타니)에게서 훔친 게 맞다. 모든 게 끝났다"고 인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가 발표된 뒤 이메일에서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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