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구한 네이버 ‘스노우’...日서 수익성 개선 박차
제페토·카메라 서비스로 일본 공략
라인에 지분 매각…사업 시너지 모색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지난해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이뤘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서비스 흥행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오르면서 영업 손실을 크게 줄였다. 올해 회사는 주력 사업인 카메라 앱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노우는 지난해 매출 685억원, 영업손실 4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92억원)보다 255% 늘었고, 적자는 619억원에서 33% 줄었다.
폭발적인 매출 성장은 스노우가 지난해 자사 카메라 앱에서 선보인 AI 이미지 서비스가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 서비스는 개인 사진 몇 장을 넣으면 AI 솔루션이 다양한 콘셉트의 사진으로 탄생시켜 준다. 1만원대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스노우가 운영하는 카메라 앱 중 에픽에서 선보인 ‘AI 이어북’ 서비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잇따라 사용 후기를 올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AI가 개인 사진을 활용해 90년대 미국 졸업사진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 주는데, 지난해 9월 출시하자마자 국내를 비롯한 15개국 이상 전체 앱 마켓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유럽권 국가에서도 사진앱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지급수수료가 487억원으로 전년(234억원)보다 약 2배 확대된 것도 앱 다운로드가 크게 늘었다는 증거다. 지급수수료에는 구글과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포함된다.
올해 스노우는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일본 시장에서 흑자 전환의 포석을 다진다. 2016년 설립 이후 7년 연속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인데, 일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엿봤다. 스노우가 쥔 무기는 카메라 앱 ‘스노우’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다. 제페토는 자회사인 네이버제트에서 운영하고 있다.
스노우 앱은 일본 내 매출이 국내 다음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스노우의 국가별 누적 매출 비중은 한국(61%), 일본(16%), 미국(4.5%), 태국(3.8%), 대만(2.2%) 등의 순이다.
제페토 역시 일본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제페토 일본은 지난해 글로벌 매출 평균의 1.5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2023년 단일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2D 애니메이션 아바타가 2D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스노우는 지난달 일본 시장 내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네이버제트의 보통주식 3만559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매각 대상은 관계사인 라인플러스와 Z인터미디어트로, 총매각 금액은 928억원에 이른다. 라인플러스와 Z인터미디어트는 이번 계약으로 네이버제트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하게 됐다.
라인플러스는 라인의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라인의 자회사로, 한국 법인이다.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코퍼레이션에서 사명이 바뀐 곳으로, 일본 최대 IT 기업이자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의 본사다. 라인이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당시 스노우는 처분 목적에 대해 재무 구조 개선과 유관 사업 영위 회사와의 시너지 확대라고 밝혔다.
스노우 관계자는 “그동안 제페토 서비스의 성장세가 글로벌 시장보다 일본 시장에서 훨씬 높았다”며 “라인이 일본 내에서 워낙 강력한 플랫폼인 만큼 네이버제트와 사업적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스노우 내 AI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는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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