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빈자리…'비윤' 나경원·안철수 '용산 5선' 권영세 거론
4ㆍ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당장 국민의힘을 누가 이끌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헌ㆍ당규상 당 대표 권한대행인 윤재옥 원내대표가 차기 지도부 구성과 운영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당에선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11일 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원내대표는 이른 시일 내 당선인 총회를 열어 향후 지도체제 관련 의견을 들을 가능성이 크다. 차기 국회 개원(5월 30일) 전까지 40일가량 지도부 공백 상태를 방치할 경우 당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만간 당 혼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선 의원들이 모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영남 초선 의원은 “22대 국회 당선인이 결정된 만큼 현 지도부가 새 지도체제를 일방적으로 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또다시 비대위로 가든, 조기 전당대회를 열든 당선인들의 의견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에선 향후 2년간 전국단위 선거가 없고, ‘한동훈 비대위’를 비롯한 최근 당 비대위 체제의 성공 모델이 없다는 점을 들어 비대위보단 전당대회를 열어 새 당 대표를 선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새 당권 주자론 이번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 수도권 중진이 먼저 거론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번이나 지원 유세를 가는 등 집중 견제를 당하면서도 서울 동작을에서 생환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원조 친노’ 이광재 전 의원을 꺾은 안철수 의원이 대표적이다. 둘 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와 대통령실의 조직적 반대로 ‘비윤계’ 꼬리표를 단 게 외려 현시점에선 강점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실과의 거리 두기 및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과 입법부로서 감시와 견제의 의무를 모두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조금이나마 정치를 더 오래 지켜봤던 제가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썼다. 안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미움받을 용기로 감히 건의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의 변화와 건설적인 당정관계 구축을 촉구했다.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 소속으론 처음으로 5회 연속 당선된 윤상현(인천 미추홀을) 의원, 서울 용산서 5선 고지를 밟은 권영세 의원도 잠재적인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영남권에선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된 김태호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주목된다. 당에선 김 의원을 범야권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PK(부산ㆍ경남) 출신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견제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구ㆍ경북(TK)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원조 윤핵관이었지만 친윤 핵심 그룹과 멀어진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당대회에 앞서 승자 독식의 단일지도체제 대신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는 당헌ㆍ당규 원포인트 개정을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집단지도체제의 경우 전당대회 1위가 당 대표를 맡고, 차점자들이 최고위원을 맡는 형식이다. 이 경우 1등을 하지 않더라도 지도부 입성이 가능해 인천 계양을에서 낙선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당내 중량급 인사들이 당권에 도전할 길을 열어주는 효과도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당 대표의 리더십에 기대는 단일지도체제는 대통령실과 마찰이 생기면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통한 건강한 당정관계 구축을 위한 지도부 체제 변경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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