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홍준표를 총리로"…"그래도 괜찮은 정치인" 칭찬 화답?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극적인 4·10 총선 당선을 축하하자 이 대표가 이에 화답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홍 시장이 운영하는 소통 커뮤니티 '청년의꿈'에는 11일 "시장님께서 이준석이 지역구로 당선될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그걸 깨버리고 당선된 이준석도 시장님 말씀대로 참 영악하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앞서 홍 시장이 이 대표에게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 출마를 권했지만 이 대표가 듣지 않았던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를 향한 이런 부정적인 게시물에 홍 시장은 "그래도 괜찮은 정치인입니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답글을 남기며 이 대표를 옹호했다. 홍 시장은 지난 9일에도 '이 대표가 혹시라도 당선된다면 힘을 합쳐야 하나'라는 지지자의 물음에 "당선된다면 다시 힘을 합쳐야겠지요"라고 답했다.
이날 홍 시장의 축하 메시지가 올라오고 얼마 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홍 시장을 언급했다.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홍 시장을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정권에 그나마 젊은 층이 관심 가지려면 한덕수 총리의 후임부터 화끈하게 위촉해야 한다"며 "젊은 층에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 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의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적어도 국민 앞에 털털하고 솔직하고 과단성 있을 줄 알았던 대통령이 무슨 일이 생기면 하릴없이 숨어서 시간만 보내면서 뭉개는 것"이라며 "이번 총리인선 잘 해내지 못하면 정권에 대한 기대치는 더 급속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와 선거 당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줄곧 이 대표를 앞섰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예상을 뒤엎고 42.41% 득표율을 얻어 공 후보(39.73%)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당초 홍 시장은 이 대표에게 비례대표 출마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11월 이 대표에게 '내년 선거는 극단적인 좌우 대결이 되기 때문에 제3지대가 설 자리가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대로 갈 수밖에 없을 테니 비례대표 정당으로 가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어 "전국 어디에도 지역구는 이 대표뿐만 아니라 이 대표 정당 후보들이 당선될 곳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이 대표는 그 조언을 무시했다"고 썼다.
이 대표는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같은 홍 시장의 조언을 언급하면서 화성을에 출마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홍 시장이 대한민국에서 이준석이 당선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하셨는데 여러 요건을 맞출 수 있는 게 동탄이었다"며 상대적으로 젊어 기득권 세력이 없는 데다 민도가 높은 지역구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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