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달콤하고 유쾌한 변신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를 이끌며 코펜하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어떤 즐거움을 주나요
저는 이 도시를 무척 사랑해요. 작고, 아늑하고, 창의적이고, 내 집이 있으니까요. 두 명의 아들, 남편과 함께 이곳 타운 하우스에 살고 있습니다. 코펜하겐 사람들은 서로를 알고 있고, 항상 서로에게서 무언가를 빌리고, 서로의 아이를 돌보거나,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거리에 살아요. 우리는 이런 공동체를 소중히 여겨요. 특별한 연결감은 굉장히 매력 있어요. 코펜하겐이 지닌 독특한 점이에요. 수도이지만 크고 바쁘거나 붐비지 않아요. 우리 집에서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는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고, 심지어 스튜디오 창문 중 하나는 덴마크 왕실 거주지인 아말리엔보르(Amalienborg) 성이 보여요. 코펜하겐은 음식과 건축, 디자인에 있어서는 최고의 스폿입니다.
처음 헬레 마르달의 유리 오브제를 봤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등장과 함께 선풍적 인기를 끌었죠.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런던에서 6년간 공부하고 코펜하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 디자이너 겸 예술가로 일했습니다. 옷과 조각, 그림 등의 작업을 했어요. 유리를 만나기 전까지는 ‘바로 이것!’이라 할 만한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설치미술을 위해 유리공예가와 일하게 됐는데, 유리가 지닌 특징과 작업 과정에 완전히 매료됐습니다. 그때부터 유리로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을 접을 수 없었어요. 몇 년 후, 입구가 벌겋게 부풀어 오른 첫 번째 램프를 만들었죠. 그 시점부터 빠르게 성장했고, 후속 컬렉션으로 대표 라인이 된 ‘본본니에르(Bonbonniere)’를 만들었어요. 처음부터 캔디를 연상시키는 색상을 의도했어요. 유리를 ‘블로잉’하는 과정은 항상 하드 캔디 만드는 과정을 떠오르게 했거든요. 분명 그 둘은 시각적으로도 닮았겠죠. 광택이 나고, 감각적이며 섬세해요.
일상을 아름답고 재미있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계절에 따라, 대량생산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수공예적 예술 작품을 열망해요. 색상이나 독창성, 장인 정신과 불완전함을 기념하고 그에 헌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건 완벽하게 불완전한 것이죠. 하나의 작품이 서로 같지 않지만, 각각의 작품은 그 한 명의 특정한 주인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작품의 주인들은 우리 공동체의 일부가 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매우 특별합니다.
페어에서 선보이는 압도적인 쇼는 언제나 화제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매년 ‘3 Days of Design’ 주간 동안 코펜하겐의 역사적 아파트인 우리 스튜디오를 유희적이고, 재미있고, 예술적인 해방구로 바꿔놓았어요. 매년 쇼의 영감과 비전이 달라집니다. 지난해에 우리는 상상력과 신비로움, 유머로 이뤄진 허구적 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감각 사회〉라는 전시를 열었어요. 관람자들이 전시를 통해 그들의 방식대로 보고, 냄새 맡고, 느끼고, 맛보면서 마법 같은 경험을 하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3 Days of Design’을 통해 선보인 전시를 1년 내내 엽니다. 1년 동안 코펜하겐을 방문하는 수많은 외국인 고객이 페어 때와 같은 경험을 하길 바라거든요.
헬레 마르달의 디자인은 브랜드 이름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유머러스하고 신비롭죠.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헬레 마르달의 디자인은 저를 반영한 결과물이에요. 저는 세상의 모든 색과 불완전함, 기이함, 유머에 끌려요. 옷 입는 방법과 꾸미는 방법을 제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저는 검은색 옷을 거의 입지 않아요. 패턴과 색을 좋아하고, 이 두 가지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혼합하는 데 집착하죠. 인생을 긍정적으로, 색으로 바라봐요.
집 역시 컬러로 가득합니다
저희 집은 많은 컬러를 갖고 있어요. 집 바깥조차 화려하답니다. 남편은 사진작가인 알라스테어 필립 위퍼이고, 우리 집은 제 유리 오브제와 그의 사진으로 가득한 창의적인 공간이에요. 우리는 이 공간에서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을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우리가 좋아하는 사물을 마구 모았어요. 이상하게도 결국 조화롭게 어울려요.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어디이고 그 이유는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양질의 시간을 많이 보내는 부엌이에요. 남편은 부엌에서 아주 능력 있는 사람이죠. 가족을 위해 맛있는 식사나 음료 준비하는 일을 좋아해요. 집에 와서 음악을 듣고 부엌에 앉아 일하는 시간은 제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때예요. 조금 특별한 날이면 남편은 저녁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누구에게든 간식과 갓 만든 칵테일을 대접할 거예요. 그럴 때면 남편 덕분에 제가 조금 버릇없는 사람처럼 느껴지죠(웃음).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동력과 영감은
삶에 대한 호기심, 열린 마음 그리고 영감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이요. 삶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눈에 띌까?’ 하는 야망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는 뜻인 것 같아요. 아마도 호기심을 가장 많이 자극하는 요소일 것 같습니다. 계속 영감을 받고 싶다면 호기심을 잃지 마세요.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를 이끄는 동안 당신에게 일어난 개인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겠죠
이전에는 그냥 저 자신일 뿐이었어요. 혼자 일했고, ‘혼자를 기르면’ 되는 것이었죠.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를 이끌면서 팀워크의 위대함을 높이 평가하는 법을 배웠어요. 자신의 일상을 우리 팀과 공유하는 것 역시 정말 좋은 일이고요. 우리는 모두 독립적이면서도 동시에 서로 의존적이에요. 함께하면 더 강해지죠.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이 있다면
일 년에 한 번 가족과 함께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영감을 얻고, 탐험하기 위해 먼 곳을 여행합니다. 지난해에는 멕시코에 갔어요. 그리고 내일은 인도로 향합니다. 여행은 저에게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거예요. 화병과 자석, 스카프, 책 등 여행지에서 느낀 분위기와 경험을 상기시켜 주는 기념품을 무척 좋아합니다. 디자인의 영감이 되는 원천 같죠. 아주 개인적인 전통을 창조적으로 구현하는 거예요(웃음). 3월 초에 ‘기념품 시리즈’라는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아주 작은 물체들이 될 거예요. 삶을 위한 기념품이죠. 저는 여전히 더 많은 세상을 보고, 탐험하고 싶어요. 내일 인도로 여행을 떠날 텐데 인도의 문화, 건축물, 색깔, 마법을 탐험하고 체험하는 순간이 굉장히 기대돼요.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는 수많은 술잔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멋진 칵테일파티를 만드는 당신만의 비밀은
일단 신선한 꽃을 테이블에 놓고 많은 양의 양초를 준비해요. 홈메이드 칵테일을 헬레 마르달 스튜디오의 시그너처 술잔에 담아내는 일은 우리 가족의 전통이죠. 손님들이 우리 집에 방문하면 항상 즐겨 사용하는 술잔이 각자 정해져 있어요. 그들을 위해 특별히 만든 잔이랍니다. 여기에 남편이 최고의 칵테일을 만들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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