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쉬운 부분 있지만, 매력도 있는 '드래곤즈 도그마 2'
지난 3월 22일 많은 이용자의 기대를 받은 캡콤의 판타지 오픈 월드 액션 RPG 신작 '드래곤즈 도그마 2'가 정식으로 출시됐다.
2012년 출시된 전작인 '드래곤즈 도그마'는 검과 마법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는 재미를 앞세워 누적 84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작품이다. 전작이 오랜 기간 입소문을 탔고, 마니아들 사이에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왔다.
게다가 '드래곤즈 도그마 2'는 출시 전 해외 매체의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런 요소들이 더해지면서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점점 높아졌다. 큰 기대 속에 발매된 '드래곤즈 도그마 2'도 초기에 250만 장 이상 판매됐으며, '드래곤즈 도그마' 시리즈는 캡콤의 또 다른 1,000만 장 프랜차이즈가 됐다.
다만 이런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과 달리 출시 이후 드래곤즈 도그마 2'는 실망스러운 모습이 두드러졌다. 먼저 오픈 월드 게임임을 고려해도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없는 상황이 지적받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은 초당 30프레임 정도로 구동되며, 별도로 60프레임을 지원하지 않는다. 기자가 즐긴 PC 버전은 사양이 높은 PC에서는 좀 상황이 낫지만, 큰 마을에서 프레임 드랍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다양한 물리 연산이 이뤄지고 캐릭터들이 사고하는 게임의 특성 때문에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지만, 출시 한 달이 가까워지는 지금 시점까지도 퍼포먼스 측면에서 큰 개선이 없다.
아울러 게임의 그래픽이 정말 세세한 곳까지 구현하고 디테일을 살렸음에도 이용자들이 그냥 보기에 높은 만족감을 전하기 쉽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반적인 그래픽 풍이 국내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쨍한 느낌보다는 물이 빠진 색감의 서양 판타지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탓에 그래픽적인 완성도가 높음에도 그래픽을 좋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또 화면 모서리나 외곽 부분이 어둡거나 검게 되는 비네팅이 강하게 들어가 있어 부담된다. PC 버전은 그나마 모드 등을 활용하면 일부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PS5 버전이라면 더 답답할 수 있으리라 본다.
사실 그래픽적인 부분이야 초반만 적응하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고, 개발진이 생각한 의도와 달리 이용자들은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게다가 이러한 불편함은 별도의 유료 DLC가 엮여 있으니, 오해를 만들기도 참 좋았다.
개발진은 인생은 한 번이라는 슬로건 아래 게임의 세이브 파일을 하나만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게임 초반에는 다른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조차 막혀 있었다. 자신이 선택한 게임을 그대로 즐기기를 바란 것 같다. 실제로 게임에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즐길 수 없는 퀘스트 등이 참 많다. 개발진이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게임을 개발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해당 철학이 애매하다는 데 있다. 사실적인 플레이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 인지 그저 이용자를 귀찮게 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게임에서 강화 등에 사용하는 재료 아이템은 창고에 있어도 강화할 수 있지만, 통행증 같은 아이템은 인벤토리에 가지고 있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 따라서 시도 때도 없이 인벤토리를 관리하는 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빠른 이동도 오해를 사기 충분했다. 오픈월드 게임이라면 당연히 시스템적으로 마련한 빠른 이동을 굉장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게임에서는 초석이 있는 마을이나 게임 내에서 초석을 획득해 설치한 곳만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이동에는 휘석이라는 별도 아이템도 사용한다.
일반적인 오픈월드 게임에 비해 빠른 이동에 제약이 많은 편이며, 유료 DLC로 빠른 이동 지역을 만들어 주는 초석도 판매했다. 물론 빠른 이동하는 휘석까지 유료로 판매하지 않은 것을 보면 개발진의 의도가 그렇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해를 사기에는 충분했으리라 본다.
빠른 이동을 불편하게 만든 것도 사실 맵 곳곳을 탐험하는 재미를 느껴보라는 의도였을 테지만, 조금 가다가 고블린, 또 조금 가다가 리자드맨 등과 전투가 이어지고 몬스터의 종류 자체가 다양한 편이 아니라 이용자로서는 충분히 짜증이 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지금은 좀 잠잠해졌지만, 출시 초반 이용자의 동료인 '폰'들에 발생하는 '용내림'도 이용자들이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본다. 갑자기 마을의 NPC는 다 죽어 버리고, NPC를 살릴 때는 별도의 아이템을 사용하는데 해당 아이템은 DLC로 또 판매 중에 있으니 오해하지 않았을 이용자가 얼마나 됐을까 싶다.
여기에 오픈 월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가거나 산을 타는 것도 안 되고, 다양하게 마련된 동굴과 같은 탐험 포인트가 있음에도, 상점에서 구매한 아이템이 가장 좋은 수준인 것도 탐험과 모험의 몰입도를 다소 떨어뜨리는 요소였다. 게임 내 퀘스트 해결을 위해서 주어지는 힌트가 부족해 친절한 국내 MMORPG 등에 익숙한 이용자라면 게임 플레이가 답답할 수도 있었으리라 본다.
이런 불편한 시스템과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누가 '드래곤즈 도그마 2'가 재미있는 게임이냐고 묻는다면 기자는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답할 것이라 본다. 동료인 '폰'과 함께 거대한 대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재미와 맵 곳곳을 탐험하는 재미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드래곤즈 도그마 2'에는 직업이나 능력은 물론 성격까지 설정할 수 있는 동료인 '폰'이 등장한다. 게임은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지만, 이용자들은 '폰' 시스템을 통해 다른 사용자의 폰을 빌려와 동료로 사용할 수 있다. 내 폰도 다른 이용자의 세계로 건너가 다른 이용자를 돕기도 한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메인 '폰'과 다른 이용자들이 만든 '폰'으로 파티를 구성해 탐험을 진행할 수 있다. 주인공 캐릭터와 메인 '폰'은 성장하지만 빌려온 '폰'은 따로 성장하지 않아서 레벨이 오를 때마다 다양한 '폰'을 고용하게 됐고, 성격이나 특기가 다른 폰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대화 등이 모험에 재미를 더해줬다. 가끔은 게임 재화를 활용해 내 레벨보다 더 높은 폰을 고용해 전투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기도 했다.
이처럼 혼자 즐기는 게임임에도 '폰'을 활용해 함께하는 재미를 전해주는 것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 본다. 특히, 다른 이용자와 함께하는 MMORPG를 즐길 때는 여러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인데 그런 짜증도 없고 말이다. 게임의 난도도 엄청 높은 편이 아니라 더 그랬을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처음에는 다소 밋밋했던 전투도 게임을 진행하며 더 많은 스킬을 획득해 더 멋지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었으며, 개인적으로는 거대한 적에 올라타 공격을 먹이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여기에 초기 생성이 불가능한 직업을 얻으면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의 전투도 가능했다.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맵 곳곳을 모험할 수 있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점프가 닿지 않는 부분에 있는 보물상자를 얻기 위해 동료와 협업해 더 높게 점프하고, 다리가 끊어져 있으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몬스터의 다리를 잡고 건너거나 대형 몬스터를 쓰러뜨려 다리처럼 사용할 수 있기도 했다. 오픈월드 게임임에도 바다나 산을 탐험할 수는 없지만, 이런 요소들이 아쉬운 부분을 채워줬다.
마지막으로 이용자의 플레이 충실도에 따라 엔딩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기자의 경우 회차 플레이를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 게임의 스토리에서 윤회를 강조하고 레벨 등을 이어받아 다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회차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능했다. 어느 날 2회차나 3회차 플레이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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