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거인들의 윤곽

2024. 4. 1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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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떠밀리며 강물이 낭떠러지로
다가갈 때, 그의 생각들은 얽히고
튀어 오르다 곧장 떨어지고,
바위에 가로막혀 솟아올랐다 비껴가지만
영원히 앞으로 향해 힘껏 나아간다-혹은
이파리 하나 혹은 응고된 거품 드러내며
제 갈 길 잊은 듯
소용돌이치며 빙빙 돈다.

그러다가 다시 제 갈 길 찾아 앞으로
나아가며 뒤따라 전진해 오는 무리들에게
자리를 내준다-강물은 이제 재빨리
유리처럼 부드럽게 합쳐져
끝에 이르자 고요하거나 고요한 듯 보이다가
결말을 향해 뛰어오르더니
떨어진다, 떨어진다 허공에! 마치
부유하듯이, 무게를 벗어던지고
산산이 부서지는 가늘고 긴 조각들; 멍하니
하강의 파국에 취해
떠받쳐지지 않은 채 부유하다가
바위를 때린다: 천둥소리 한 번에,
바치 번개라도 내려친 듯

모든 가벼움 사라지고, 튀어 오르는 가운데
무게가 되살아나, 탈출의 격분은 강물을
뒤따르는 강물 위로 몰아
다시금 튀어 오르게 한다-
그럼에도 흐름을 놓치지 않고 강물은
다시 제 갈 길을 찾는다, 대기는
대기와 함께 존재해 왔고 거의 대기나
마찬가지인 소란과 물보라로
허공을 가득 채우고
…(후략)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시집 ‘패터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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