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필리핀, 中 견제할 인도태평양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 발표

미국, 일본, 필리핀이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 기반 시설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11일 오후(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첫 3국 정상회의를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 투자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3국 정상이 필리핀의 수빅만, 클라크, 마닐라, 바탕가스를 연결해 항만, 철도, 청정에너지, 반도체 공급망 등 주요 기반 시설 투자를 촉진하는 'PGI 루손 회랑'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고위 당국자는 루손 회랑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들어서는 첫 PGI 회랑이라고 했다.

PGI(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는 중국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투자 구상이다. 미국은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기반 시설에 투자하면서 실제로는 채무 부담을 지워 개도국을 종속시키려 한다고 보고 일대일로의 대안으로 PGI를 제시했다.

미국과 일본은 무선통신 기술 '오픈랜'을 필리핀에서 현장 테스트하고 마닐라에 아시아 오픈랜 아카데미를 설립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5G 통신 주도권을 중국이 가져간 가운데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중국 통신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하면서 오픈랜 기술 표준 설립과 보급을 추진해왔다.

고위당국자는 "필리핀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하기 위해 3자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필리핀 정부와 긴밀히 협력 중이다"고 전했다.

또 그는 미·일·필리핀 3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입장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국제상설재판소(PCA) 소송에서 진 후에도 남중국해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필리핀 함정에 중국 해경선이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7일 호주, 미국, 필리핀, 일본 4개국은 남중국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함정·군용기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고위당국자는 앞으로도 합동 훈련을 진행할 것이며 미·일·필리핀 3국의 해안경비대도 함께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3국의 공동성명에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합법적인 작전과 권리를 지지한다는 미국과 일본의 '아주 강력한 표현'이 들어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