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이 환자 아닌데"…같은 병실 쓴 다른 환자에 흉부 수술

김현정 2024. 4. 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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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의료진 실수로 환자를 오인해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에게 흉부 수술을 한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야후 타이완 등 대만 매체는 이러한 사고가 지난 4일 대만 가오슝(高雄)시 소재의 한 시립병원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위안랑구의 한 공립병원에서는 지난 1월 병원 실수로 50대 여성이 멀쩡한 자궁과 나팔관, 난소 등 생식기관 제거 수술을 받는 의료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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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압 의료 환자에 흉부 배액 수술
당국, 병원장 면직 처분 및 벌금 부과

대만에서 의료진 실수로 환자를 오인해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에게 흉부 수술을 한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야후 타이완 등 대만 매체는 이러한 사고가 지난 4일 대만 가오슝(高雄)시 소재의 한 시립병원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인 황모씨는 당시 저혈압으로 입원해 흉부 배액 수술을 받을 예정인 장모씨와 같은 병실을 쓰고 있었다. 수술 당일 병원 직원은 환자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장씨가 아닌 황씨를 수술실로 보냈고, 의료진도 환자 팔에 부착된 이름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수술에 들어갔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픽사베이]

황씨에게 약을 투여하기 위해 병실에 간 간호사들은 그가 침대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놀라 급하게 수술실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수술을 중간에 중단할 수 없어 결국 황씨는 자신이 받을 필요도 없었던 흉부 배액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흉부 배액은 가슴막안에 튜브를 넣고 혈액이나 공기 등을 빼내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술을 받은 황씨의 상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의료당국은 이 사고에 대해 병원에 대한 엄중한 문책과 함께 철저한 원인 규명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가오슝시 위생국은 병원에 벌금 50만대만달러(약 2100만원)를 부과했으며 병원장을 면직 처분했다. 1채 조사 결과 황씨는 고령에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인데다 수술이 근무 교대 시간과 맞물리는 바람에 환자 신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병원은 이와 관련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 5명을 징계했다. 왕비성 위생복리부 부부장(차관)은 "당국과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사건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홍콩에서도 이와 유사한 의료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홍콩 위안랑구의 한 공립병원에서는 지난 1월 병원 실수로 50대 여성이 멀쩡한 자궁과 나팔관, 난소 등 생식기관 제거 수술을 받는 의료사고가 일어났다. 59세인 피해 여성은 지난 1월 5일 폐경 후 출혈 치료를 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은 여성의 자궁과 주변 조직 샘플을 채취해 검체를 병리과로 보냈다. 이 여성은 같은 달 18일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아 약 일주일 후 이 병원의 자매 병원에서 자궁, 나팔관, 난소, 골반 림프절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4일 후 퇴원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발생했다. 병리과 한 의사가 수술 중 제거한 조직을 검사했더니 암 징후가 나오지 않아 추가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알고 보니 이 여성이 검체를 채취한 지 30분 뒤에 71세 여성 환자도 조직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두 검체 모두 같은 날 병리과에 전달됐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여성 샘플과 암 진단을 받은 71세 환자 샘플이 뒤섞여 피해 여성에게 암 진단 오진이 내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 여성은 수술 후 두 달이 지나서야 자신이 암이 아니었으며, 오진으로 멀쩡한 생식기관이 모두 적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두 병원이 소속된 재단의 최고책임자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이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알고 있다"며 "환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의료사고 발생 경위를 조사해 8주 이내에 재단 측에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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