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왕국 신라의 신비를 가득 품고 있는 곳

문운주 2024. 4. 1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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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경주여행 ①] 경주의 랜드마크 첨성대가 있는 월성지구

[문운주 기자]

▲ 반월성 석빙고 인근에 세워진 반월성을 상징하는 초승달 조형물
ⓒ 문운주
  
경주는 천년 고도, 지붕 없는 박물관 등으로 불리는 문화유적의 보고다. 미루고 미루던 경주 문화유적 답사 여행에 나섰다. 길동무 한 분이 따라나선다. 누정·고택·정원만 찾아다닌다. 특히, 누정에 미친 사람이다. 최교수와 함께다.

지난 4일, 이른 아침 광주를 출발했다. 올봄은 유난히도 비가 자주 내린다. 어제도 많은 비가 내렸다. 안개가 자욱이 끼어 시야를 가린다. 광주 대구 고속도로를 타고 경주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 평상시 여행이면 출발할 시각이다.

경주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기껏해야 첨성대, 월지(안압지), 불국사, 석굴암 등 교과서에 나온 정도다. 여행의 고수인 최교수가 이끄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그는 안동출신에 경주 최씨다.

처음 우리가 찾은 곳은 월성이다. 경주의 랜드마크인 첨성대, 석빙고, 대릉, 동궁과 월지 등이 위치한 곳이다. 사실 경주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은 유적 답사도 답사지만 벚꽃을 보고 싶어서였다. 대릉 일원에 벚꽃은 지상파 방송 등이 소개하여 잘 알려져 있다. 

나의 속마음이야 알 수 없는 가이드(?) 최교수는 최부잣집을 거쳐 월정교로 향한다. 월정교는 통일신라시대의 교량으로, 조선시대에 유실되어 없어진 것을 고증을 거쳐 2018년 4월 복원 완료했다. 월정교는 월성과 남산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월성은 신라 궁궐이 있었던 도성이다. 성의 모양이 반달처럼 생겼다 하여 반월성, 신월성이라고도 한다.
 
▲ 월정교 월정교는 반월성 남쪽 남천(옛이름 문천)에 있는 누각다리다. 현장에 배 모양의 교각만 전해 지고 있었으나, 교각 사이에서 불에 탄 목재와 기와 등이 출토되어, 교각 위쪽이 누각과 지붕으로 연결된 누교였을 것으로 확인하는 등 오랜 고증을 통해 복원했다.
ⓒ 문운주
 
▲ 월정교 , 조선시대에 유실되어 없어진 것을 고증을 거쳐 2018년 4월 복원 완료했다. 형산 8경 중 하나다.
ⓒ 문운주
 
 
▲ 월정교 통일신라시대의 교량으로, 조선시대에 유실되어 없어진 것을 고증을 거쳐 2018년 4월 복원 완료했다.
ⓒ 문운주
 
현대의 다리는 물을 건너는 기능을 넘어 미적 감각까지 갖춘다. 다리는 멀리서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천에 놓인 징검다리는 낭만이 넘친다.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징검다리에서 보는 월정교 전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물 흐르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다리 모습도 특이하다. 양쪽에 누정을 세우고 긴 회랑처럼 교각을 연결했다. 길게 이어진 다리 자체가 누정이다. 양쪽의 제방과 2층 누각이 대칭을 이룬다.

월정교 내부는 외형의 아름다운 단청과 화려함에 통나무기둥의 안정감 있는 배치가 더해졌다. 역사와 현대 건축 기술의 만남이랄까.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외국인 친구들이 눈에 띈다. 한복을 입고 소리꾼이 소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친구도 있다. 모두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놀란다.

김알지 탄생설화가 깃는 천년의 숲 계림
 
▲ 계림 닭이 우는 소리기 들려 계림이라 부른 숲이다. 고목, 다양한 나무들이 있어산책 구간으로 적당하다.
ⓒ 문운주
 
탈해왕 9년(65년), 왕은 한밤중에 금성 서쪽, 시림이라는 숲 사이에서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신하를 보낸다. 조그마한 금빛 궤짝이 나뭇가지에 달려 있고 총명하게 생긴 사내아이가 들어 있었으며, 흰 닭이 그 밑에서 울고 있었다. 아이는 갈수록 총명함을 더했고, 이름은 '알지, 금궤 속에서 나왔다 하여 김이라 성씨를 붙였다. 탈해왕은 알지를 태자로 삼았으나 왕위를 받지 않았으며, 김알지의 육대손에 와서 김씨가 왕이 된다.

계림은 김씨 왕조의 시조 김알지 탄생 설화가 깃든 숲이다. 원래 성스러운 숲이란 뜻의 '시림'으로 불렸는데, 닭과 관련된 김알지의 탄생설화 때문에 닭이 우는 숲이란 뜻의 계림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월정교를 지나 계림에 들어섰다.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하다. 조금 걷다 보니 계림 비각이 보인다. 계림 비각은 1803년(순조 3)에 세운 6 각형 비각으로, 안에는 계림의 내력과 경주 김씨 시조 김알지의 탄생설화를 새긴 '경주 김알지탄생기록비'가 놓여 있다. 

계림을 지나 월성 성곽으로 향한다. 해자가 눈에 들어온다. 해자는 성곽 둘레에 땅을 파고 적이 쉽게 침범하지 못하도록 한 방어 시설이다. 신라 왕궁이었던 월성은 남쪽으로는 천연 해자인 남천, 북쪽으로는 인공 해자를 조성하여 성을 보호했다.
 
▲ 월성  유적 발굴 혅장. 17개 건축지가 발굴되고 현재도 발굴작업이 진행중이다.
ⓒ 문운주
 
북쪽 성곽 동·서·북쪽은 흙과 돌로 쌓고, 남쪽은 절벽인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했다. 성곽 위에 올라서니 서라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2014년 12월부터 월성 내부를 A-D까지 4개 지구, 월성 바깥쪽의 해자지구로 나누어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양 최고의 천문대인 첨성대
 
▲ 첨성대 경주의 랜드마크 첨성대
ⓒ 문운주
        
▲ 첨성대 위는 둥글고 아래는 네모진 첨성대의 모양은 하늘과 땅을 형상화했다.첨성대를 만든 365개 내외의 돌은 1년의 날 수를 상징하고, 27단의 돌단은 첨성대를 지은 27대 선덕여왕을, 꼭대기 정자석까지 합치면 29단과 30단이 되는 것은 음력 한 달의 날수를 상징한다.관측자가 드나들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창문을 기준으로 위쪽 12단과 아래쪽 12단은 1년 12달, 24절기를 표시한다.[경주 시청]
ⓒ 문운주
 
월성에서 내려와 첨성대와 대릉이 있는 북서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첨성대는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양 최고의 천문대다. 경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원통부 27단은 27대 선덕여왕, 쓰인 돌 362개는 음력 1년 뜻한다고 한다.

높이, 형태 등 하나하나에 깊은 뜻이 담겼다. 놀라운 건축 기술이다. 지금까지 몇 번 경주를 찾았지만, 첨성대 앞에서 인증샷 정도의 사진만 남기곤 했다. "천년 고도 경주를 제대로 알려면 경주 한달살이를 해도 부족하다"라고 한 길동무 최교수의 한마디 말이 가슴 깊이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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