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국민의힘…밖은 ‘거야’ 포위, 안은 ‘친윤·비윤’ 다툼

구자창 2024. 4. 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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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참패한 여권은 내우외환의 위기에 놓였다.

192석을 가진 거대 야권의 등장으로 국회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데다 당 내부에선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 간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비윤계 중에선 안·나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 등이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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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참패한 여권은 내우외환의 위기에 놓였다. 192석을 가진 거대 야권의 등장으로 국회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데다 당 내부에선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 간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당정 관계를 쇄신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면서 여권 내분이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당선을 확정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일제히 반성문을 써내려갔다. 핵심 키워드는 당정 관계 재정립이었다. 여기에는 용산 대통령실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국정 기조를 대폭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겼다. 대통령실에도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경기 성남분당갑 선거에서 승리한 안철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제 전격적으로 국정기조를 바꿔서 민생에 더 밀착된 행동을 해야 되고 당정관계를 건설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동작을에서 생환한 나경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전날 SBS라디오에서 “총선이 끝나고 나면 당이 민심을 정말 빠르게 정부와 용산에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당분간 윤재옥 권한대행 체제로 움직인다. 아직 당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 등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물밑에선 당권 구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친윤계와 비윤계 중 어느 쪽에서 당대표가 나오는지에 따라 당정 구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기 당대표는 2026년 6·3 지방선거까지 남은 2년 동안 큰 선거를 치를 일이 없다. 당정 관계를 새로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윤계 중에선 안·나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 등이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6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이나 5선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 4선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 등도 물망에 올라 있다. 원조 친윤인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등이 당권 경쟁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향후 당정 관계 재설정과 당권 경쟁이 맞물려 내부 분열이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제는 당이 대통령실에 직언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면서 긴장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당정 갈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더욱 폭넓게 당의 의견을 듣고 자세를 낮추지 않겠느냐”며 “남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인 만큼 당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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