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잠룡' 이준석, 곧장 尹에 날세웠다…"대선까지 3년 확실?"

박건, 전민구 2024. 4. 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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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당선은 이번 총선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정치인 이준석이 가진 캐릭터가 정치권에서 드문 데다, 여당 대표를 지내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탈당하고, 와신상담을 꿈꾸며 선거에 출마해서도 여론조사 내내 밀리다 막판 뒤집기 끝에 배지를 달았기 때문이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 대표는 42.4%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39.7%)를 2.4%포인트(3278표) 차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이주영 전 순천향대천안병원 교수,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개혁신당이 선명한 야당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국민께서 바라시는 합리적인 야당으로서의 역할, 훌륭한 조율자가 될 수 있는 정책적 능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 대표를 포함해 비례대표 1번 이주영 전 순천향대천안병원 교수와 2번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까지 총 3석을 얻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만 라디오 방송 3개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은 집권 2년이 지나가는 대통령인데 아직도 통치나 정치의 기본에 해당하는 것들을 안 하고 계신다”며 “총선 뒤에도 바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SBS라디오에선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음 대선이 몇 년 남았나. (3년) 확실한가”라며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총선에서 압승한 야권을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 초기에 민주당 의석이 170석 180석이었다. 의석이 부족해서 윤 대통령의 무리수들을 견제하지 못했던 게 아니다”며 “처럼회나 이런 의원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정부 질문 때 ‘이모 논란’ 등 여러 논란을 만들어 오히려 여권을 키워줬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 친명계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은 2022년 5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논문 공저자인 이 씨 성을 가진 익명의 ‘이모 교수’를 친척인 이모로 착각해 “이모와 함께 논문을 썼다”며 추궁했다가 사과했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당선이 유력해지자 11일 오전 경기 화성 여울공원에서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화려한 정치 이력이 무색하게 유독 총선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2011년 교육 단체에서 일하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한 이 대표는 2021년 36세의 최연소 여당 대표라는 기록을 세웠다. 2022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연달아 승리로 이끌며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보수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세 번 연속(2016년 총선,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총선) 낙선하는 등 유독 선거에선 힘에 부쳤다. 국민의힘 대표 재임 당시 ‘0선 대표’라는, 이 대표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던 이유다.

이번 총선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경기 화성을은 개혁신당 이원욱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한 야당 강세 지역이다. 서울 노원구에서만 정치 생활을 이어온 이 대표와는 지역 연고도 없다. 이 대표는 이런 구도를 극복하고 네 번째 도전 만에 원내 입성에 성공했고, 정치적 덩치도 더 커졌다. 일각에선 차기 대선 주자라고도 언급한다.

특히, 개혁신당이 제3지대 정당 중 유일하게 복수 의석을 얻으며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할 토대도 마련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이 대표의 당선 소감 직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지역구 승리를 거뒀다”며 “개혁신당은 한국의 마크롱이 될 수 있는 멋지고 젊은 대선주자를 보유한 정당이 됐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 대표와 국민의힘이 재결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표가) 당선된다면 다시 힘을 합쳐야한다”고 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개혁신당은)야권이다. 선거 과정에서도 야권으로 계속 얘기했다”고 선을 그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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