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에 '임용 절벽'…교대 입학 정원 13년 만에 12% 줄인다

서지원 2024. 4. 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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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이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교육대학과 국립 초등교육과 입학 정원을 12% 줄인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발생한 ‘임용 절벽’을 피하기 위해 예비교사의 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13년 묶인 교대 정원, 저출생에 12% 줄인다


교육부는 11일 발표한 ‘2024년 교육대학 정원 정기승인 계획(안)’에서 전국 10개 교육대학과 한국교원대(초등교육과), 제주대(교육대학) 등 초등교원 양성기관의 입학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12%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등교원 양성기관 정원은 현재 3847명에서 3390명으로 457명 줄어들 전망이다. 이화여대는 사립대인 데다 규모(39명)가 작아 대학의 자율적인 조정에 맡기기로 했다.

교육부는 교대 정원을 2006년 6224명에서 매년 300~500명씩 줄였다. 이후로는 2012년 3848명에서 2016년 1명 줄인 3847명을 유지해왔다. 이번 감원으로 사실상 13년 만에 교대 정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저출생이다.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초등교원 신규 임용 규모는 해마다 감소했다. 올해 초등교원 신규 모집 인원은 3157명으로 2014년(7386명)의 42% 수준에 그친다. 교육부는 “교원수급계획에 따른 임용 경쟁률 상승이 예상되어 정원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초등 신규교사 임용 규모를 2027년에 2600~2900명까지 조정할 예정이다.


교대생 85% “정원 감축 필요”


신재민 기자
교대생들은 정원 감축을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설문에서 교대생 2941명 중 85.9%가 “교대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교대를 졸업해도 교사가 되기 어려운 ‘임용 대란’ 때문이다. 초등교사 임용 합격률은 2018년 63.9%에서 2021년 50.8%, 올해 43.6%까지 꾸준히 떨어졌다. 초등교원 양성기관 졸업생이 대부분 임용고시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졸업생 2명 중 1명은 시험에 탈락한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당초 20% 감축을 검토했지만, 현장 의견을 반영해 12%로 가닥을 잡았다. 교대의 중도 이탈률이 높아지는 추세(2020년 5%→2021년 6%→2022년 8.5%)인 데다, 정원이 크게 줄면 학교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2025학년도 감축을 위해 교육부는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 등과 지난 1월부터 협의를 이어왔다.

교육부는 정원을 감축하는 대학들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줄이고자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2024년 ‘국립대 육성사업’ 인센티브 평가에 입학 정원 감축 노력을 반영한다. 또 교육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교원양성과정 개선 대학 지원 사업’(2024년, 49억원)도 있다.


변수 많아진 2025학년도 입시에 “수험생 혼란”


9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대학입시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당장 2025학년도 대입에서 교대‧의대 모집 정원이 동시에 바뀔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입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무전공 입학(전공자율선택제) 선발 규모도 변수로 꼽힌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증원 등 2025학년도 입시 변화에 관한 결론이 아직 안 나고 있어 수험생들이 혼란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권 침해 등 이슈로 교대 선호도는 낮아지는 추세지만, 2024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에서는 경쟁률 하락을 기대한 수험생이 대거 몰리면서 경쟁률이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교대 정원 감축은 향후 교대의 통합 논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올해만 해도 교원대‧청주교대 등이 인근 대학과 통합을 논의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대를 통합하면서 교직원 수를 줄인 사례들이 있다”며 “대학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도 교육의 질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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