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60억보다 더 빼돌렸다…오타니 전 통역사 형량 협상 중"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혐의 관련해 관계 기관과 유죄를 인정하되 형량을 낮추는 사전형량 조정 협상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MLB 서울시리즈 기간에 해고됐다.
그는 불법 도박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직접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고당한 이후 오타니는 자신의 도박 빚을 전혀 몰랐다고 말을 바꿨다.
미즈하라 진술의 신빙성과 별개로 오타니가 불법 도박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는 추정이 나오자 빅리그가 발칵 뒤집혔다. MLB 사무국은 야구 종목에 도박한 선수에게 불법·합법을 떠나 1년간 출전을 불허한다.
오타니는 지난달 미국 본토 개막전이 열리기 전 기자회견에서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며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고 결백을 강조했다.
그는 "야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도 돈을 걸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 베팅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면서 "베팅을 위해 도박업자를 거친 적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베팅 결제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즈하라가 어떻게 자신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고, 거액이 계좌에서 빠져나갔는데도 왜 몰랐는지에는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 국세청, 국토안보부, 법무부 캘리포니아 중앙검찰청이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사건을 조사 중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미즈하라가 도박 빚으로 알려진 450만 달러보다 많은 액수를 오타니의 계좌에서 훔쳤고, 오타니가 계좌 간 거래 알림을 받지 못하도록 미즈하라가 계좌 설정을 바꿀 수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미즈하라가 신속하게 유죄를 인정함에 따라 보다 관대한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연방 당국은 신속하게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는 피고인을 더 호의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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