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sticky, bumpy, stop &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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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끈적끈적'(sticky)하다.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개월 동안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오는 30일~5월1일 열리는 FOMC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공개된 FOMC 회의록에서 Fed 이사들도 "2% 인플레 확신 전까지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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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왔다갔다' 경계
참 ‘끈적끈적’(sticky)하다. 매끄럽게 흘러내리지 않는다. 지금 미국 금리 얘기다. 미국 기준금리는 2020년 초 0.25%로 내려간 이후 2022년 초까지 오랜 기간 저공비행을 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낮은 포복이었다. 금리 인하와 함께 돈을 직접 쏟아붓는 양적완화도 펼쳤다. 금융시장만 과도하게 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2022년 초부터 돈줄 죄기에 나섰다.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빅 스텝(0.5%포인트), 스몰 스텝(0.25%포인트) 등 현란한 발걸음으로 금리를 5.5%대까지 끌어올렸다. 상업용 부동산 등 저금리 혜택을 누리던 곳들에서 부실이 터지기 시작했다. 돈 빌려 집 산 개인들도 힘겹게 버티는 중이다. 이제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진 이유다.
그런데 미 Fed는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용, 물가 등 미국 경기가 여전히 뜨거워서다. 그래서 Fed 내는 물론, 각계 전문가들도 금리 인하를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다.
배경에는 ‘울퉁불퉁’(bumpy)한 길이 있다. 물가, 그리고 물가와 연관되는 지표들이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개월 동안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틀 후 파월의 말을 이어받았다.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bumpy’ 해석을 놓고 한은 내에서 설왕설래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오돌토돌’, ‘왔다갔다’ 등도 후보군이었다. 과거에도 ‘울퉁불퉁’으로 많이 번역됐는데, 이제 와 다시 설왕설래한 건 아마도 새로운 표현을 찾으려 고민한 듯하다.)
지금으로선 미 Fed가 올해 세 차례 정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오는 30일~5월1일 열리는 FOMC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번에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장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가 3%대 중반으로 뛰며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공개된 FOMC 회의록에서 Fed 이사들도 "2% 인플레 확신 전까지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울퉁불퉁한’ 물가 경로를 의식한 발언들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70년대에 있었던 ‘스톱앤드고(stop & go)’ 악몽을 우려했다. 당시 미 Fed는 금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오히려 물가를 자극하는 우를 범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FOMC에서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올리지 않으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과거 통화정책 사례가 가르쳐준다"고 했다. 실수 반복을 경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5.50%)과 한국(3.50%)의 기준금리 격차는 2%포인트다. 자금 이탈 및 부동산가격 자극 우려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은은 12일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를 연다. 동결이 확실시된다. 지금 추세라면 한은은 빨라야 3분기, 늦으면 4분기는 돼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식과 채권, 그리고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시간표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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