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즌 19600분 역대급 혹사' 로드리 "쉬고 싶다"…맨시티도 어쩔 수 없다 '로드리 징계 결장 4경기 전패'

로드리(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로드리가 매 시즌 혹사를 당하지만 맨체스터시티는 로드리에게 휴식을 부여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로드리는 맨시티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레알마드리드와 3-3 무승부를 거둔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드리는 맨시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2019-2020시즌 페르난지뉴의 직접적인 대체자로 영입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매 시즌 팀의 등대 역할을 도맡았다. 맨시티는 로드리와 함께 UCL 우승을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우승 3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우승 2회, 잉글랜드 FA컵 우승 1회 등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다.

로드리(맨체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다 보니 휴식을 취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애당초 로드리를 대체할 만한 실력자가 없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체력 안배를 위해 영입했던 칼빈 필립스는 실력 부족에 더해 체중 관리 실패가 더해져 사실상 맨시티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지난겨울 웨스트햄유나이티드로 임대를 떠났다. 올 시즌 영입된 미드필더 마테오 코바치치와 마테우스 누네스도 로드리의 직접적인 대체자로 보기는 힘들다.

로드리가 맨시티에서 얼마나 많이 뛰었는지는 단순한 출전시간 통계로도 증명이 가능하다. 로드리는 2019-2020시즌 3,709분을 뛴 걸 시작으로 2020-2021시즌 3,990분, 2021-2022시즌 3,928분 등 매 시즌 쉬지 못했다.

2022-2023 시즌은 로드리가 제대로 혹사당한 시즌이었다. 맨시티는 PL과 FA컵, UCL에서 모두 결승까지 가며 유러피언 트레블을 이뤄냈다. 로드리는 모든 대회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으로 활약했고 그 결과 지난 시즌에만 4,476분을 뛰는 험난한 일정을 치렀다. 이는 3일 밤을 꼬박 새고도 2시간 36분을 더 버텨야 하는 시간이다.

올 시즌에도 로드리는 힘겨운 일정을 이어갔다. 현재까지 모든 대회를 통틀어 3,498분을 소화했다. 맨시티에서 로드리보다 많은 경기 시간을 소화한 선수는 필 포든(3,560분)뿐이다. 유럽 5대 리그로 따져도 이번 시즌 로드리보다 출장시간이 많은 선수는 23명뿐이다.

로드리(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시티 X(구 트위터) 캡처

하지만 맨시티가 로드리를 출장시키지 않기엔 위험도가 크다. 맨시티는 올 시즌 로드리가 경고 및 퇴장 징계로 결장한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4패를 거뒀다.

로드리에게 다행인 소식도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로드리에게 의도적으로 휴식을 부여한 4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다. 상대가 약체여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기였다. 다음 리그 경기는 강등권에 위치한 루턴타운이다. 맨시티 홈에서 치러지는 만큼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데, 치열한 PL 우승 경쟁에서 버릴 경기가 없다는 건 변수다.

로드리는 이와 관련해 "우리가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는지 지켜보자. 어쩔 수 없다"며 "출장시간에 조정이 필요하고, 내 휴식은 우리 계획에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로드리의 말마따나 과르디올라 감독이 루턴전 로드리의 휴식을 우선시할지, PL 우승 경쟁을 우선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시티 X(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