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본 셔츠 어디서 팔아?" 구글 AI비서는 재고까지 찾았다 [팩플]

김남영 2024. 4.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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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에이전트(비서) 시대가 열릴까. 구글 클라우드가 마케터부터 개발자까지 자기 일을 도와줄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를 선보였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 사진 구글 클라우드


무슨 일이야


9일(현지시간) 구글 클라우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에서 ‘버텍스 AI 에이전트 빌더’(에이전트 빌더)를 공개했다. 기업을 위한 AI 개발 플랫폼인 ‘버텍스 AI’를 기반으로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제작 도구다. 토마스 쿠리안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74차례에 걸쳐 ‘에이전트’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AI 에이전트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생성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AI 에이전트란 한 번 지시를 입력하면 진짜 비서처럼 여러 도구를 알아서 사용해 목표를 수행하는 AI를 의미한다. 정해진 내용의 단순 대화만 가능한 일반 챗봇과는 다르다. 일일이 깨알같이 지시 안 해도 알아서 자율적으로 일한다는 게 핵심. 빅테크들은 AI 에이전트가 앱·서비스의 바탕이 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윌 그래니스 구글 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초기 챗봇은 기존 웹사이트나 앱에 대화가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추가한 것에 불과했다”며 “에이전트는 해당 조직이 갖고 있는 데이터와 지식을 활용해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에이전트 빌더, 특징이 뭐야


①제미나이 쓰고: AI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선 일단 똑똑한 AI가 있어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가 이날 공개한 에이전트 빌더에는 구글의 멀티모달 AI(음성·영상 등 복합정보 처리 가능)인 제미나이 모델이 적용됐다.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인 ‘제미나이 1.5 프로’ 등 다양한 제미나이 모델을 활용해 AI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다. 답변도 음성, 영상 등 복합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

②헛소리 잡고: 구글 클라우드는 AI 에이전트의 환각(할루시네이션·생성 AI가 잘못된 정보를 말하는 현상)을 잡기 위한 기술도 에이전트 빌더에 적용했다. 검색증강생성(RAG)과 벡터 검색이다. RAG는 기존 학습한 내용 외에도 외부 정보를 검색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벡터 검색은 데이터를 수치화된 점(벡터)으로 바꾸고, 이 점들 사이 유사성을 비교해 관련 정보를 찾는 기술이다. 두 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정보를 찾는 방법을 고도화하고, 그렇게 찾은 정보 안에서 AI가 답하게 하는 것이다.

③코딩 몰라도 OK: AI 에이전트, 코딩을 몰라도 만들 수 있다. 에이전트 빌더는 노코드(no-code)로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도 지원한다.


어디에 쓰는데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 직원, 크리에이티브(창의적 업무), 데이터, 코드, 보안 등 6가지를 대표적인 에이전트 활용 분야로 소개했다. 이날 키노트에서 시연에 나선 아만다 루이스 구글 클라우드 개발자 지원 담당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고객응대용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튜브 영상에서 키보드 연주자가 입은 셔츠를 찾고, 어디에서 파는지도 알려줘”라고 한 다음 유튜브 링크를 더해서 입력했다. 그러자 AI 에이전트가 유튜브 영상에 나온 옷을 찾고, 지점별 재고까지 확인한 결과물을 내놨다.

마케팅, 디자인 등 창의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트도 주목받는다. 구글 클라우드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기업 까르푸는 초개인화된 소셜미디어(SNS) 캠페인을 만드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었다.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같은 AI 에이전트는 어도비와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도비는 지난달 생성 AI 기반 마케팅 콘텐트 제작 플랫폼 ‘젠스튜디오’를 발표한 바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김남영 기자

앞으로는


빅테크들의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에서 AI 에이전트 경쟁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알아서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쓰는 AI 에이전트가 차세대 플랫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도 GPT-5와 함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다. 메타 역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얀 르쿤 메타 AI 수석과학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프랑스 파리의 사무실에서 미국 뉴욕의 다른 사무실까지 이동하는 각 단계를 계획하고 예약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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