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리조나, 160년 전 낙태금지법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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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대법원이 160년 전 제정된 강력한 낙태 금지법을 부활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수백만 애리조나 주민들은 곧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령 아래 살게 될 것"이라며 "이 잔인한 법은 여성이 투표권을 확보하기도 전에 제정됐다. 여성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화당 선출직 공무원들의 극단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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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에 거리 두려던 트럼프 ‘난처’
미국 애리조나주 대법원이 160년 전 제정된 강력한 낙태 금지법을 부활시켰다. 낙태권 이슈가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재부상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 문제에 거리를 두려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9일(현지시간) 산모 생명을 구하기 위한 때 외에는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주법을 되살리는 결정을 내렸다. 1864년 제정된 이 주법은 임신 초기에 낙태를 허용하는 다른 주법들이 나오면서 사문화된 상태였다. 애리조나주는 그간 임신 15주까지 낙태를 허용해 왔지만 2022년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고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의 결정에 맡기자 다시 과거 법으로 회귀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공화당 소속 전직 주 법무장관이 제기했다.
낙태 반대단체 ‘친생명 아메리카’의 마조리 다넨펠서 회장은 “이번 판결은 생명을 위한 투쟁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수백만 애리조나 주민들은 곧 극단적이고 위험한 낙태 금지령 아래 살게 될 것”이라며 “이 잔인한 법은 여성이 투표권을 확보하기도 전에 제정됐다. 여성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화당 선출직 공무원들의 극단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애리조나주에서 낙태법을 감독하는 민주당 소속 크리스 메이예스 법무장관은 “어떠한 금지 조치도 시행하지 않겠다”며 대법원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매한 입장에 서게 됐다. 그는 전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낙태 문제는 각 주가 투표나 입법에 따라 결정할 것이며, 결정된 것은 해당 주의 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낙태 허용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이 문제와 거리를 두려 한 것이다.
그러나 텍사스, 앨라배마, 미시시피,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에서 강력한 낙태법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낙태 문제는 다시 달아오르게 됐다. 특히 애리조나주는 핵심 경합주여서 대선 판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애리조나에선 올 초까지 트럼프가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추격해 박빙 구도가 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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