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소중함 알려주려…” 5살 아이 데려와 한 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전국 254개 선거구, 투표소 1만4259곳에서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섬 주민들은 이른 아침 배를 타고 투표소로 향했다. 경남 통영시선거관리위원회는 행정선 3대와 유람선 5대를 동원해 섬 22곳 주민들의 투표 참여를 도왔다. 1940년대 화천댐 건설로 ‘육지 속 섬마을’이 된 강원 화천군 화천읍 동촌 1, 2리 주민 3명도 구만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인근 풍산초 투표소로 향했다. 충북 옥천군 대청호 연안 오대리 주민 8명도 5t짜리 철선을 타고 투표에 참여했다. 마을 주민이 101명인 충남 서산시 고파도는 선거 당일에만 투표소가 설치돼, 주민 대부분이 사전투표 대신 이 날 투표했다.
가족 단위로 투표에 나선 시민도 많았다. 충남 논산시 연산면 양지서당 유정욱 훈장은 도포 차림에 갓을 쓰고 투표에 참여했다. 유 훈장 가족은 투표 후 투표소 밖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부인과 함께 서울 은평구 신사초에서 투표한 김정웅(90) 옹은 “귀도 잘 안 들리고 몸도 불편하지만 살기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해서 주권을 행사하러 왔다”고 말했다. 인천중앙도서관 투표소에서 5살 아들과 기표소에 들어가 한 표를 행사한 한창수(39)씨는 “투표가 얼마나 소중한 행위인지 알려주려고 교육 차원에서 아이를 데려왔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과 가족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자택 인근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 달성군 유가읍 비슬초 투표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인근 한빛도서관 다목적홀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각지의 이색 투표소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 관악구 행운동에는 한 빌라 1층 주차장에 투표소가 차려졌다. 이곳에서 투표한 주민 김모(28)씨는 “주민센터는 도보 15분 거리인데, 이곳은 1분밖에 걸리지 않아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공시설이 여의치 않은 경우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민간 건물에 투표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밖에 김치 공장(전남 영광), 태권도장(전남 순천), 게이트볼장(경기 수원), 씨름장(경기 성남), 낚시공원 카페(경북 포항), 폐교(경북 고령), 모병소(강원 강릉) 등 이색 장소에 설치된 투표소가 눈길을 끌었다.
최종권·배재성·안대훈·정혜정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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