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사위’ 곽상언, 장인 지역구 탈환…“盧 명예 회복 시작” [화제의 당선인]

김준영 2024. 4. 1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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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53) 후보가 장인 지역구였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24년 만에 탈환했다. 곽 당선인은 11일 오전 1시 24분 기준(개표율 99.4%) 50.8% 득표율로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44.2%)와 금태섭 개혁신당 후보(3.2%)를 제쳤다. 종로는 장인인 노 전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2000년까지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구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곽상언(앞줄 왼쪽 두 번째)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마련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보도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곽 당선인 오른쪽은 아내 노정연씨. 연합뉴스


종로 창신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를 지켜본 곽 당선인은 당선 소감문을 통해 “종로구민은 매 선거마다 시대 정신을 대변해왔고, 그래서 정치 1번지라고 불려왔다”며 “곽상언을 압도적으로 선택해주신 만큼, 종로구민의 기대를 받드는 종로구의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가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며 “종로구민은 제게 노무현의 정치를 회복해서 ’사람 사는 세상‘, ’삶의 기본조건이 균등한 사회‘를 이루라고 명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의 딸이자 곽 당선인의 아내인 노정연씨도 종일 곁을 지키며 남편의 종로 당선 감격을 나눴다.


변호사 길 걷다 2020년 입당…“盧 정신 계승이 제 숙명”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곽 당선인은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 후 노정연씨와 중매로 만나 2003년 결혼했다. 이듬해 사법연수원(33기) 수료 후엔 법무법인(유) 화우에 입사해 변호사의 길을 걸었고 다른 전직 대통령의 가족과 달리 정계에는 오랫동안 발을 들이지 않았다.

정계에 발을 들인 건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둘 때였다. 그는 당시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의 인척으로 주어진 역할을 했고 조심스러운 15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수많은 이들이 따르고자 하는 ‘어르신 뜻의 정치를 잇는 것’”이라고 정계 입문을 설명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 인근에서 곽상언 종로구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종로엔 2022년에 터를 잡았다. 지역구 의원이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출마로 종로가 공석이 됐을 때였다. 과거 부산 지역구(동) 의원이던 노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종로로 지역을 옮겼다. 곽 당선인은 지난해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노무현의 정치 계승은 제 숙명”이라고 밝혔다.


판·검·변 3파전서 당선…“종로 사위로 불러달라”


곽 당선인은 지금까진 ‘노무현의 사위’로 유명했지만, 이번 당선으로 정치적 체급도 커질 전망이다. 종로는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윤보선(3·4·5대)·이명박(15대) 등 전직 대통령 3명이 거쳐 간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선 후보자 7명이 몰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선거 경쟁 구도도 눈길을 끌었다. 현역 의원이자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후보에 더해 민주당 출신인 금태섭 후보가 도전장을 내면서 3파전 구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판사(최재형)·검사(금태섭)·변호사(곽상언) 출신 간의 경쟁 구도도 흥행 요소였다.

제22대 총선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 중앙포토


종로는 선거 기간 민주당이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으나,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보여 긴장의 끈이 이어지기도 했다. 곽 당선인은 선거 기간 ▶주얼리, 봉제 특화 산업 활성화 ▶강북횡단선 경전철(청량리~목동) 조기 착공 추진 등을 공약하며 “종로 발전의 주춧돌이 되겠다. 앞으로는 종로의 사위라고 불러 달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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