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뜨거운 3월 CPI에 하락…물 건너간 피벗에 국채 금리 급등
6월 인하 기대 사라져…9월 인하 전망도
美 국채 금리 2년물 5%, 10년물 4.5% 육박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0일(현지시간)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강력한 고용에 이어 뜨거운 물가까지 확인되면서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물 건너가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 2년물은 5%, 10년물은 4.5%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39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보다 1.29% 하락한 3만8381.29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9% 내린 5152.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 밀린 1만6143.4에 거래되고 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또 다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3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5% 올라 전문가 예상치(0.3%, 3.4%)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Fed가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인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 상승해 전월(3.8%)과 같은 수준이나 역시 시장 전망치(0.3%, 3.7%)를 상회했다. 근원 CPI는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주거비, 휘발유 가격 상승이 CPI 월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기여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올라 2월(0.4%) 상승폭을 유지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 2월(3.8%) 보다는 오름폭이 줄었으나, CPI 상승분에 크게 기여했다. 자동차 보험, 의류, 교육, 가구, 의료비도 근원 CPI 상승을 자극했다.
지난주 강력한 고용에 이어 이날 뜨거운 인플레이션까지 확인되면서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후퇴하고 있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30만3000건 늘어 전망치(21만4000건)를 크게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3월 CPI 발표 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21%가량 반영 중이다. 하루 전 57%대, 한 달 전 72%대에서 급락했다. 7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은 47%대로 하루 전 74%대에서 하락했다. 9월 금리 인하 착수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JP모건 자산관리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6월 금리 인하의 문이 꽉 닫혔다"고 분석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캐런 만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CPI 보고서에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사라졌고 인플레이션이 있다"며 "올해 Fed가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낮게 재평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국채 금리는 급등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6bp 오른 4.9%,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오른 4.49%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은 CPI 발표 후 이날 오후 공개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대기 중이다. Fed가 지난달 점도표에서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FOMC 회의록을 통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힌트를 찾으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미셸 보우먼 Fed 이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Fed 당국자들의 발언도 이날 예고됐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다음 날 발언한다.
종목별로는 은행주, 산업주, 기술주 등이 내리고 있다.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0.99% 하락 중이다. 세계 최대 건설기계 제조기업인 캐터필러는 1.71% 약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주가는 각각 1.31%, 1.26% 밀리는 중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0.92%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상승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11달러(0.13%) 오른 배럴당 85.34달러를 기록 중이다. 브렌트유는 0.17달러(0.19%) 상승한 89.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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